▲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독인 연대(평통기연)'는 한반도 위기 해소를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평통기연은 남한과 북한의 조속한 평화 대화 개시를 촉구했고, 한국교회 안에 전쟁과 공멸을 부추기는 세력에 대해 단호하게 반대해야 한다고 천명했다. 왼쪽부터 강경민 공동운영위원장, 이만열 상임고문, 박종화 상임공동대표, 배기찬 사무차장, 정지웅 운영위원, 최은상 사무총장이 참석했다. ⓒ뉴스앤조이 한경민
갈수록 고조되는 전쟁 위기 속에 '평화와 통일을 위한 기독인 연대'(평통기연)가 성명서를 통해 남·북한의 대화 개시를 촉구하고, 한국 교회를 향해 “전쟁을 부추기는 세력을 단호히 반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중국 등 국제사회를 향해서도 핵 없이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기 위해 역사적 결단을 해 달라고 호소했다. 평통기연은 대북 문제에 있어서 교계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연합 단체이다.

4월 17일 연동교회에서 성명서를 발표한 평통기연은 한국 교회가 민족의 운명을 개선하는 데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며 “깨어 회개하고 한반도 위에 복음적인 평화를 이루어 달라고 간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북한에 대화를 제안한 박근혜 대통령의 행동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자비로운 섭리가 작용하였다”며 적극 지지했다. 나아가 실제적인 대화 개시까지 이뤄져 한반도가 평화의 결실을 보길 기대했다. 이만열 상임고문은 지금까지 남·북한은 한쪽이 이기면 모든 것을 얻고, 다른 한쪽은 모든 것을 잃는 치킨 게임을 해왔다며, 이제는 서로가 공존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덧붙여 북한을 향해 폐쇄한 개성공단을 다시 개방하길 요청했다. 이 상임고문은 개성공단과 같은 곳을 많이 만드는 것이 통일을 위한 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평통기연은 한·미 군사훈련에 격하게 반발하는 북한을 향해 오해를 풀라고 했다. 남한과 미국이 군사훈련을 하면서 한 번도 북한을 공격한 적이 없다는 것이다. 또한 핵무장은 북한 체제를 수호하는 최후 보루가 될 수 없다며 평화적인 대화 제안에 조건 없이 응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복귀해 달라고 요청했다.

미국과 중국에는 한반도를 평화 체제로 전환할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하기 위해 역사적인 대 결단을 요청했다. 박종화 목사(평통기연 상임공동대표)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라는 난제를 풀기 위해서는 먼저 평화 협정을 통해 미국이 북한을 정상 국가로 인정하고 난 후 핵 없는 한반도 평화 체제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평통기연은 북한이 계속 요구해 온 주한미군 철수에 관해서는 반대 뜻을 밝혔다. 주한미군이 동북아 평화 체제의 균형자 역할을 하므로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배기찬 사무차장은 (북한의 주한미군 철수 요구는) 미국의 군사적 위협 때문인데, 이것은 북한이 미국으로부터 정상 국가로 인정받으면 어느 정도 해결되는 부분이라고 강조했다. 주한미군이 결코 북한을 위협하지 않는다는 것을 다양한 방법으로 알려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다음은 성명서 전문. 

한반도 전쟁 위기 해소와 평화 전환을 촉구하는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성명서

한반도의 희망이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진실로 믿고 따르는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는 현재의 위중한 한반도 정세 위에 예수 그리스도의 화목하게 하는 복음 능력이 역사하기를 기원합니다. 수일 전부터 박근혜 정부와 미국이 북한 당국에 평화 대화를 제안한 데에는 한반도 역사를 주관하시는 하나님의 자비로운 섭리가 작용하였음을 믿고 깊이 감사드립니다. 그러나 한반도에 진정한 평화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지금부터가 더 중요합니다. 우리들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는 박근혜 정부와 북한 당국 미국과 국제사회 그리고 한국교회에 다음과 같이 호소하고 촉구하고자 합니다.

1. 박근혜 정부는 북한과의 평화 대화를 지혜롭고 끈기 있게 용기를 가지고 추진해가기 바랍니다.

남북 간에 치열한 기 싸움이 수개월간 지속되다가, 마침내는 박근혜 대통령이 먼저 북한에 대화를 제안하였습니다. 정부는 특사 파견 등 적극적인 대화 노력을 통해 실질적인 문제 해결에 나서야 합니다. 동시에 다각적인 외교 노력을 기울여, 현재 위기가 전면전으로 비화되지 않도록 적극적인 출구 전략을 모색해야 합니다. 이에 대해 우리 사회 일각에서 제기되는 “북한에 굴복했다느니, 북한에 끌려가고 있다느니”하는 비판에 대해 우리는 단호히 반대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대화 제안에 적극 지지를 보냅니다. 대화는 전쟁 중의 적국과도 시도하는 게 상식이며, 물러서는 것도 아니며, 굴복하는 것도 아닙니다.

그러나 대화 제안으로부터 실제적인 대화 개시까지, 그리고 대화 개시에서 한반도 평화의 결실을 맺을 때까지 수많은 난관이 있을 것입니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그 정부가 이 과정을 슬기롭게 헤쳐 나갈 것을 기대하며 또 촉구합니다. 이 과정을 헤쳐 나가는 일은 한반도 위기관리 차원을 넘어서 전체 민족의 운명을 개선하여 평화로운 통일로 한 걸음 다가서게 하는 일이기도 하므로 그 의미가 중차대합니다.

그러나 핵을 가진 북한과의 평화 대화를 추진한다는 것은 그 자체가 어려운 일이고 그 과정에서 우리 사회 내부로부터도 저항과 반대가 밀려올 것입니다. 우리는 박근혜 대통령과 그 정부에게 평화를 향한 지혜와 끈기와 용기를 동시에 발휘해줄 것을 요청합니다.

2. 북한은 전쟁 위협을 중단하고 박근혜 대통령의 대화 제안을 수용하기 바랍니다.

북한 당국은 미사일 시험 발사와 핵실험 등 국제 사회의 제재를 촉발하는 일체의 군사행동을 자제해야합니다. 전면전 위협으로 평화 대화를 끌어내려는 것은 그 자체가 모순입니다.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전면전 위협은 국제사회의 제재와 한미의 군사적 대응조치를 불러오고 이에 대해 북한이 다시 반발하는 악순환을 강화시켜 평화 대화로 발전되는 것을 훼방합니다.

북한은 한미 군사훈련이 지난 수십 년간 늘 해온 연례행사이고 한 번도 북한을 공격한 적이 없으므로 이에 대해 과민하게 반응하지 않기 바랍니다.
우리는 북한이 핵무기를 체제 수호의 보루로 고수하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북한의 핵무장은 모두에게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우리의 판단이고 입장입니다. 우리는 북한이 박근혜 대통령의 대화 제안에 조건 없이 응하고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 복귀해 줄 것을 촉구합니다.

3. 남북한 당국은 개성공단을 즉각 정상화시켜야 합니다.

개성공단은 남과 북 모두에 도움이 되는 협력 사업이고, 향후 발전될 남북 경협의 시금석이며, 한반도 평화의 최종적인 보루입니다. 대한민국의 절대 다수의 국민과 박근혜 정부는 개성공단의 발전과 번영을 염원하고 있으며, 그것은 북한 당국과 주민도 같은 입장일 것입니다. 북한 당국이 남한의 일부 언론에 자극받았다면, 그 점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하며 남측 언론에 대해는 한반도 평화를 위해 보다 책임 있는 협조를 요청합니다. 그러나 북한 당국은 대한민국이 북한과는 다른 사회임을 이해하고 인정해주기 바랍니다. 남한은 언론의 자유가 보장된 나라이어서 대통령도 언론의 비판을 받습니다. 북에 대한 남한 언론 보도는 참고해야지 일희일비하며 즉각적인 대응을 하는 것은 곤란합니다.

개성공단은 향후 언론 보도나 기타 어떠한 정치적 이유로도 중단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것이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서 양측 지도자들이 합의한 바이기도 합니다. 개성공단의 잠정 중단은 시일을 지체하면 완전 폐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남북한 당국과 언론은 즉각 정상화시키도록 성의 있게 노력해줄 것을 촉구합니다.

4. 미국 등 국제사회는 남북한과 함께 평화 체제로 전환하는 역사적 선택을 해야 합니다.

2013년은 정전협정이 맺어진지 60주년이 되는 해입니다. 그러나 지난 3월 6일에, 북한은 정전협정의 백지화를 선언하였습니다. 다수의 전문가들은 북한이 전면전을 일으키기보다는 평화 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선제 조치를 취한 것으로 이해하고 있습니다. 한반도에서의 전쟁 위협, 폭력과 대결의 악순환에서 벗어나기 위해서는 남과 북, 미국과 중국이 역사적인 대 결단을 내려야하며, 정전협정 60주년을 맞이하여 평화 체제로 전환시킬 근본적인 해결책을 모색해야 합니다.

그러나 현재 북한은 핵 있는 평화 체제를 추구하고 있고, 한․미 국제사회는 핵 없는 평화 체제를 추구하고 있습니다. 북한 핵에 대한 양 진영의 입장 차이가 현재 한반도 전쟁 위기의 기저에 가로 놓여 있으며, 이에 대한 합의가 쉽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의 비핵화와 한반도 평화체제>라는 두 가지 난제를 모두의 지혜를 모아 마침내 해결하고 핵 없이 평화로운 한반도를 만들어 내기를 열망합니다.

그리고 주한미군은 한반도 평화 체제에서도 동북아의 균형자로 계속 주둔할 필요가 있다는데 공감합니다. 평화 체제하의 새로운 코리아는 북한과 유라시아 대륙을 경제 발전의 새로운 동력으로 삼아 지구촌 경제를 이끌어갈 경제 대국으로 웅비하기를 희망하고 기대합니다.

5. 한국교회는 깨어 회개하며 한반도 위에 복음적인 평화를 이루어 달라고 간구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교회 안의 음란과 배금주의 세속주의를 회개하고 복음적인 순수성을 회복하여 민족의 운명을 개선하는 일에 책임 있는 역할을 담당해야 합니다.
한국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 정신과 복음의 능력이 한반도 역사 과정 속에서 결실하도록 전쟁과 공멸을 부추기는 세력들에 대하여 단호하게 반대 입장을 천명해야합니다.

한국 교회는 국가와 민족의 절체절명의 위기 시에 역사의 주인이신 하나님께 합심해서 간구하며 전쟁으로 공멸되는 심판을 거둬주시고 의와 평화 위에 선 통일 코리아를 이루어 주시도록 간구해야합니다. 한국교회는 통일된 코리아가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지구촌에 효과적으로 전파하는 복음 대국이 될 수 있도록 간구해야 합니다.

2013. 4. 17
평화와통일을위한기독인연대
상임공동대표: 김경원, 박종화, 손인웅, 이규학, 이영훈, 홍정길
상임고문: 김명혁, 이만열, 이승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