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칼과 한민족

2014. 9. 11. 00:01건강과 여행

 

 

 

왜 바이칼 인가
바이칼 호수는 ‘시베리아의 진주’로 불리는 세계에서 가장 오래되고, 가장 차가우며, 가장 크고(남한면적의 약 1/3), 가장 깊은 담수호이다.

 

 

또한 지구상에서 가장 깨끗하고 오염되지 않은 호수로, 전세계 담수총량의 약 20%를 차지하고 있으며, 수정처럼 투명한 물 속에는 담수물개, 철갑상어, 속이 다 보이는 투명한 물고기 골로미양카 등과 지구상 어느 곳에서도 볼 수 없는 1,500여종의 다양하고 고유한 생물들이 살고 있는 살아 있는 진화박물관이자 원시생명체연구소이기도 하다.

 

 

 

담수 생태계 가운데 순수한 생물 종의 숫자가 가장 많으며(1997년 현재, 1500여종) 그 중 75%가 다른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는 고유토종으로서 그 토종의 비율 또한 세계 생태계 중에서 가장 높다.

 

 

 

 

 

 

 

 

또하나의 지구 바이칼 호수

 

바이칼 호수가 다른 호수들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고유한 토착성을 갖는 이유는 바로 그 자신의 특수성 때문이라 할 것이다. 물의 차가운 정도, 나이, 크기, 깊이, 맑은 정도, 다른 담수 생태계와의 단절 등 여러 면에서 바이칼은 독특한 성격을 지니고 있다.

 

 

 

만일 바이칼이 이런 속성들 중 하나만을 가지고 있다면 세계의 특별생태계 중 하나일 뿐이지만 이 모든 속성들을 다 가지고 있으므로 생태계 조건으로 볼 때 그것은 거의 ‘또 하나의 지구’가 되는 것이다.

 

 

 

그리하여 바이칼 호수는 생물학, 진화학 그리고 지질학 분야들이 서로 만나 과학적인 연결고리를 만드는 가장 중요한 근원이랄 수 있다.

 

 

 

 

 

 

 

 

 

 

바이칼의 토착 생물 종들 중에 지형의 급변에 의해 격리되어 돌연변이를 일으킨 것들을 제외한 나머지는 모두 2,500만 년 동안 이 호수 안에서 진화해 왔다.

 

 

 

이들은 거의 모두 ‘필라젤’ 구역이라 불리는 바이칼의 한가운데에 살고 있는데, 환경공해에 오염되지 않고 남아 있는 이 필라젤 구역에서는 토착 생태계가 자연스런 방법으로 계속 활동하고 있음을 볼 수 있다.

 

 

 

이것이야말로 바이칼이 과학자들에게 제공하는 가장 귀중한 교훈이며, 또한 세계의 저수지라는 위상과는 별도로 우리가 바이칼 호수를 보호해야 할 가치가 있다고 믿는 가장 중요한 이유라고 생각한다.

 

 

 

 

 

 

 

 

 

 

유라시아 유목민들의 발원지 바이칼 호

 

이러한 생태학적 이유들 외에도 역사적으로 바이칼 호수는 중앙아시아 또는 유라시아 유목민족들의 발원지이자 이동경로로서 중요한 세계사적 의의가 깃들여 있다.

 

 

 

일찍이 12세기 초 바이칼호 근처에서 일어나 한 세대도 채 지나기 전 당시 문명사회의 꽃이라던 북경과 바그다드와 키예프를 함락시키고 홀연 세계통합을 이루면서 새로운 문명세계를 건설했던 징기스칸의 몽골,

 

 

 

 

 

 

 

 

 

 

4세기 후반 ‘신의 채찍’으로 불리며 유럽의 ‘영원한 수도’ 로마를 위협했고, 기원전 200년 이후 수백 년 동안 중국 한나라를 압박하여 몽골 고원과 황하 이북 및 만주에 거대한 흉노제국을 세웠던 훈족(흉노),

 

 

 

중국 대륙에 북위(北魏), 북주(北周), 수(隨), 당(唐)의 제국을 건설하고 수백 년 통치했던 몽골계 선비족(鮮卑族) 탁발부(서양에서는 ‘타비가츄’로 알려짐), 또한 6세기 후반 불과 20년만에 동쪽 만주로부터 서쪽 비잔틴제국의 북방지역, 남쪽으로는 힌두쿠시에 이르는 세계 역사상 처음으로 유라시아 동서와 남북에 걸친 대제국을 일구었던 투르크(돌궐)족,

 

 

 

8세기 중반 역시 투르크계로서, 투르크제국을 무너뜨리고 새로이 몽골 고원을 차지한 후 당시 붕괴 직전의 당 왕조를 대신하여 약 100년 동안 동아시아의 패자를 지낸 위구르족,

 

 

 

9세기의 투르크 계통 몽골족 키르기즈, 10세기 당나라 멸망 후 장성 이북에 키타이(Khitai) 요(遼)제국을 건설하여 북송(北宋)을 압박하며 11세기까지 동방의 실질적 지배자로 군림했던 거란족…

 

….

 

이상 언급된 유목민족들 모두가 역사적으로 바이칼호 남부의 오르콘강과 툴라강의 상류 초원에 그 근거지를 두고 있었다. 그들에게 바이칼호는 마치 민족의 발원지이자 자궁과도 같은 성스러운 바다였다.

 

 

 

 

 

징기스칸의 탄생지이자 무덤이 있는 바이칼 지역

 

 

 

 

 

 

 

특히 징기스칸은 1167년경 바이칼호 서부 해안 근처에서 태어났다고 하는데, 그의 어머니가 바이칼 호수의 가장 큰 섬인 알혼(olkhon)섬의 동쪽 동바이칼 바르구진(barguzin)의 토착 몽골족이었으며 나중에 이 바이칼 서부 알혼섬으로 이주하여 왔다는 전설이 있다.

 

 

 

징기스칸도 몽골제국을 건설하며 정벌전쟁의 틈틈이 자신의 고향인 바이칼에 들러 기도와 명상, 휴식을 취할 정도로 이곳을 사랑했으며, 사후에도 알혼섬에 무덤을 썼다고 전한다.

 

 

 

어쨌든 인류역사의 주무대를 유럽과 아시아로 보는 유라시아적 관점에서 기원전과 기원후를 통해 수천 년간 세계 인류의 삶과 문명에 가장 역동적인 변화의 틀과 계기를 마련해 왔던 수많은 유목민족들의 거점이었던 시베리아,

 

 

 

그 중에서도 가장 핵심지역은 바이칼 호수 지역이었다. 또한 금년 6월 바이칼 현지 답사 때 만난 이르쿠츠크국립대 블라디미르 교수(역사학)는 “바이칼이 모든 몽골인종의 근원지이다.”라는 말로 시베리아 지역에서의 바이칼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모든 몽골 인종의 근원지

 

유라시아 대륙의 초원(steppe)지대를 생활무대로 삼던 유목민족의 인종적 갈래는 대부분 몽골로이드 황인종이며 오늘날 한반도에 정착한 한국사람들 또한 같은 혈통의 북방 몽골로이드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따라서 우리 민족의 기원과 그 형성을 살펴보고자 할 때 바이칼호는 연구의 중심축에 해당되는 여러 가지 역사 문화적 근거들을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일찍이 국학자였던 육당 최남선 선생과 봉우 권태훈 선생 등 선학들이 바이칼 호수 일대를 우리 민족 문화의 발상지로서 주목한 바 있다. 물론 우리 조상들의 활동무대이며 근거지로 비정되는 지역들은 러시아 연해주, 알타이, 우랄 산맥 지역과 만주의 요령성, 길림성, 흑룡강성 등 여러 곳이 있지만 우리 문화의 뿌리와 우리 겨레 얼의 진원지로서는 바이칼호 부근이 가장 유력시되고 있다 할 수 있겠다.

 

 

 

현재 우리 학계의 역사학, 고고학, 언어학, 민족지학, 형질인류학 및 유전인자를 다루는 생화학, 분자생물학까지 동원된 종합연구성과로서는 아직까지 우리 민족의 기원과 형성에 대한 확실한 정설은 없다.

 

 

 

대략 오늘날의 한국인은 멀리 만주와 시베리아, 연해주 등지에 살고 있는 여러 종족들, 즉 축치, 코랴크, 캄차달, 유카기르, 이텔만, 켓트, 길라크, 골디, 에벤키, 부리야트, 우에지, 사모예드 등의 퉁그스족으로 구성되는 몽골로이드 황인종들의 여러 갈래 -중국 문헌상에 동호, 숙신, 말갈, 읍루, 거란, 여진족 등으로 표현됨-들이 구석기시대인 지금으로부터 약 1만3천 년 전 대빙하가 녹은 후빙하시대 충적세의 따뜻한 기후와 함께 바이칼호를 떠나 한반도에 정착한 것으로 보고 있다

 

(최몽룡, 『한국문화의 시원을 찾아서』에서).

 

 

 

이니스프리로 가자!
* * * *
*음악은 예이츠의 시에 Bill Douglas가 곡을 붙여
Jane Grimes가 노래부른 Lake Isle Of Innisfree입니다.

Bill Douglas - Lake Isle of Innisfree / Jane Grimes

http://cafe.daum.net/hmsh1208/ImpA/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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