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화

2018. 4. 30. 02:37통일,민족

자유한국당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등록 :2018-04-12 19:23수정 :2018-04-12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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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승동의 독서무한

이름도 무색하게 ‘자유한국당’의 행보는 정말 고집스레 자유와 한국을 망가뜨리는 쪽으로 일로매진하고 있는 것 같다. 그들은 문재인 정부하 한국의 총체적 위기를 외쳐대지만, 정작 위기에 빠진 건 그들 자신이 아닌가. 자신의 위기를 남에게 투사하면 할수록 위기는 깊어갈 뿐.

‘올드 보이’ 논란이나 맛이 간 색깔 공세, ‘친박’ 세력 복귀에서 보듯 한국당 위기의 본질은 오직 과거로 향하는 퇴영적 사고와 행동, 한마디로 ‘구태’에 있는 듯하다. 비전 제시도 없이 상대방의 과오나 실수, 힐난과 저주에 승패를 거는 정당에 미래가 있을까.

생각해 보면, 박근혜 탄핵 사태의 핵심 문제도 구태였다. 민심이 촛불을 들고 나선 것은 기소장 속의 뇌물 수수나 공천 관여 등의 불법 혐의들에 대한 분노 때문이기도 했지만, 유사 ‘유신체제’로의 복귀, 남북관계 파탄, 외교안보 정책 편향, 극단적 부의 편재를 부추긴 전망 없는 경제 등 결국 ‘비전 없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좌절 탓이 더 크지 않았을까.

일본의 경영 컨설턴트 겸 경제평론가 오마에 겐이치가 쓴 <일본의 논점 2018~19>(프레지던트사, 미번역)의 제1장은 “디지털화에 따른 ‘파괴’는 산업의 돌연사마저 유발한다”는 제목을 달고 그 아래에 이런 문구를 붙였다. “동업자끼리의 경쟁이나 짬짜미에 익숙해진 기업은 코스트 구조가 전혀 다른 기업에 발목 잡혀 쓰러진다. 디지털 디스럽션(디지털화에 따른 파괴적 혁신)과 같은 세상의 변화에 둔감하면 치명적이다.” 이미 낯설지 않은 얘기지만, 그는 중국의 사례들을 들었다.

세계 2위의 소비대국 중국에선 최근 쇼핑몰(오프라인 매장) 고객이 격감했다. 알리바바 같은 전자상거래 사이트의 폭발적 성장, 이를 뒷받침하는 효율적인 대규모 물류망, 알리페이나 위챗페이 같은 모바일 결제 서비스 혁명으로 매상고는 늘었지만 구매자들이 거리의 매장에 몰려갈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신용카드 단계를 그냥 뛰어넘어버린 중국의 디지털 혁명은 세계에서 가장 앞섰다는 전기자동차 개발, 드론, 고속철도, 자동차·자전거 공유 서비스 등을 통해서도 확인할 수 있다. 지난해 여름 찾아가 본 중국은 정말로 10년 전의 중국을 석기시대로 느끼게 할 만큼 변화의 속도와 폭이 엄청났다.

한국 면세점 등에 중국 관광객(유커)들이 격감한 것이 사드 사태 탓만은 아니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숙박업체들도 온라인 연결 민박 성행 등 공식 통계에 잘 잡히지 않는 디지털 관광 루트 확산으로 근본 변화에 직면해 있다. 자동차 산업도 리스나 카셰어링, 디지털 정보를 이용한 자가용의 택시화, 전기자동차 등장 등으로 일대 전기를 맞고 있다. 부품 수가 기존 내연차의 10분의 1밖에 되지 않는 전기차는 그 성능이나 가격 변화, 그에 따른 수요와 업계 판도 변화가 10년 앞을 내다볼 수 없을 정도로 격변하고 있다. 기존 기술에서 뒤지고 심각한 환경·에너지 문제를 안고 있는 중국은 디지털 혁명으로 그런 난제를 한꺼번에 추월하려 한다.

이런 디지털 혁명에서 살아남으려면 수십년 앞을 내다보는 국제적·창의적 인재 육성 전략이 필요하다. 오마에는 그렇지 못한 일본을 염두에 두고 있겠지만, 디지털 혁명에 대비한 전략 변화에 한국은 더 둔감하지 않았나. 디지털 혁명은 분단체제나 안보·통상 분야와 관련한 기존의 지정학적 환경도 뒤흔들고, 이에 따른 관념이나 사고의 근본적 전환도 촉발한다. 북한도 미국도 바뀌고 있다. 바뀌지 않으면 오마에 말대로 돌연사할지 모른다.

한국당에는 이런 변화를 헤아리는 미래 비전 제시는커녕 고민조차 없는 것 같다. 그게 한국당 위기의 뿌리다. 동북아의 지정학적 판이 바뀌고 있는데 여전히 ‘사회주의 개헌 결사 저지’ 따위의 20세기 냉전적 색깔공세나 읊어대고



원문보기:
http://www.hani.co.kr/arti/culture/book/840362.html?_fr=dable#csidx8d1858e9f7c9c7dbb9c2e9c72dd0ca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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