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의 역사3

2012. 12. 29. 07:07경영과 경제

코카콜라 vs 펩시
‘톡 쏘는’ 맛 100년 전쟁
전성철| 동아일보 산업부 기자 dawn@donga.com

파키스탄의 유명한 크리켓 선수를 모델로 기용한 펩시 광고(왼쪽). 미국 아이다호 주 루이스턴에 있는 코카콜라 자판기.

1998년 트로피카나를 인수한 데 이어 2001년에는 게토레이로 유명한 퀘이커오츠와 합병했다. 2006년 10월 펩시코의 최고경영자(CEO)로 취임한 인두라 누이는 과일주스와 건강음료 사업에 힘을 실어주며 이 같은 변신에 속도를 더했다.

그런 노력의 결과 펩시코는 2004년에는 매출액, 2005년에는 시가총액과 순이익에서 코카콜라를 앞질렀다. 펩시코 하면 흔히 음료회사로 알고 있지만 이 회사가 지난해 전 세계에서 올린 670억 달러의 매출 가운데 49%는 식품과 스낵 사업부문에서 나왔을 정도다.

그러나 펩시콜라의 이 같은 전략이 모든 면에서 성공적이었던 것만은 아니다. 펩시콜라는 2010년 탄산음료 시장에서 코카콜라의 ‘코크’와 ‘다이어트 코크’에 1, 2위 자리를 모두 빼앗기고 3위 브랜드로 추락했다. 대표제품의 위상 추락은 펩시코의 주가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인드라 누이가 올해 초 “콜라를 살리기 위해 필요하다면 자사주를 매각하거나 합작사를 설립할 수도 있다”며 펩시콜라에 대한 대대적 투자를 선언한 것은 이 같은 맥락에서다. 펩시코는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 순이익은 2% 늘렸지만 이 같은 안정적 상황에 만족하는 대신 과감한 구조조정을 택했다. 8700명을 감원하고 여기서 아낀 비용 15억 달러를 펩시콜라 마케팅에 쏟기로 한 것이다. 취임 5년 만에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길을 택한 것이다.

인드라 누이가 올해 8월 한국을 처음 방문하면서 이재혁 롯데칠성음료 사장과 김용수 롯데제과 부사장을 만난 것도 콜라전쟁을 다시 시작하면서 우군(友軍) 네트워크를 공고하게 다지려는 노력으로 풀이된다. 롯데칠성음료는 36년째, 롯데제과는 7년째 펩시코 제품을 국내에서 판매하고 있다. 그녀는 방한 기간에 기자들과 만나 “롯데와 함께 다른 국가에 진출할 가능성도 있다”며 협력 확대 가능성을 내비쳤다.

산타클로스 전쟁

펩시코가 콜라 시장에서 코카콜라에 또다시 선전포고를 하면서 시작된 두 라이벌 기업의 전투는 산타클로스로부터 시작하는 모양새다.

빨갛게 상기된 볼과 수북한 흰 수염, 빨강모자와 검정 부츠를 신은 넉넉한 몸매의 산타클로스 이미지는 사실 코카콜라의 발명품이나 다름없다. 생트 헤르, 페르 노엘, 크리스 크링글 등 다양한 이름으로 불리고 기념 방식이나 기념일도 제각각이던 산타클로스를 오늘날과 같은 모습으로 만들어낸 것은 바로 1931년 코카콜라의 광고였다.

미국의 화가 해든 선드블롬(Haddon Sundblom)이 코카콜라의 상징인 빨간색 옷과 콜라 거품을 본뜬 흰 수염을 모티프로 삼아 오늘날의 산타클로스 모습을 그려냈다. 1931년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지 광고에 등장한 산타클로스의 모델이 된 인물도 선드블롬의 친구 로 프렌티스(Lou Prentice)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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