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라의 역사 4

2012. 12. 29. 07:08경영과 경제

선드블롬은 친구 프렌티스의 얼굴을 보고 산타클로스를 그리다가 프렌티스가 세상을 떠난 뒤 한동안 새 모델을 찾지 못해 어려움을 겪었다고 한다. 당시 한 지인이 그에게 거울을 들여다보라고 조언했고, 선드블롬은 거울에 비친 자기 모습이 죽은 프렌티스와 많이 닮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이후 그는 스스로 산타클로스의 모델이 됐다.

산타클로스가 종교적 진지함이나 엄숙함을 벗어버리고 아이들에게 선물을 주러 왔다가 냉장고에서 콜라를 꺼내 들이켜는, 어린아이들의 익살스러운 친구 이미지가 된 것도 결국 선드블롬과 코카콜라가 한 일이다.

펩시코가 콜라 시장으로 다시 눈을 돌리면서 픽업한 모델은 산타클로스였다. 코카콜라의 상징이 된 산타클로스를 아예 자사 광고에 내세운 것이다.

펩시코는 지난해 산타클로스가 휴양지에서 펩시콜라를 마시는 모습을 담은 광고를 만들면서 ‘여름엔 펩시’라는 슬로건을 내걸어 코카콜라를 자극했다. 펩시코는 산타클로스의 변심을 주제로 광고를 제작한 것 외에도 오디션 프로그램 ‘더 엑스팩터’를 후원하면서 광고시장에서부터 ‘아메리칸 아이돌’을 후원하는 코카콜라와 정면승부를 다시 시작했다.

지속 가능한 지구 만들기

코카콜라와 펩시코의 경쟁은 탄산음료 시장에서 그치지 않는다. 착한 기업, 착한 브랜드가 화두인 오늘날 두 회사는 다양한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부문에서도 선의의 경쟁을 벌이고 있다.

산타클로스와 함께 코카콜라의 오랜 모델인 북극곰을 보호하기 위해 코카콜라가 벌이는 캠페인이 그 한 예다. 북극곰은 코카콜라가 1993년 코카콜라 클래식 광고 캠페인을 시작하면서 미국 로스앤젤레스의 에지 크리에이티브(Edge Creative) 프로덕션과 컴퓨터 애니메이션 전문업체 리듬 앤 휴(Rhythm · Hues) 사에 의뢰해 만든 캐릭터다. 애니메이터들이 실제 북극곰의 사진과 필름을 연구해 만들어낸 이 캐릭터는 세계인에게 코카콜라 브랜드가 한층 친숙하게 인식되는 데 큰 역할을 했다.

코카콜라는 지구 온난화로 북극곰이 멸종위기에 놓이자 자사 모델 구하기에 나섰다. 세계적 환경보호단체인 세계야생기금(WWF)과 함께 북극곰을 살리기 위한 모금에 나서는 한편 다양한 환경보호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100% 재활용이 가능한 혁신적 친환경 용기인 ‘플랜트 보틀’을 개발하고 공장에서 사용한 물은 정화해 가뭄이나 농번기에 농업 및 공업용수로 공급해 수자원 이용 효율성을 높였다. 2007년부터는 ‘어스 아워(Earth Hour·지구촌 불끄기 행사)’에도 글로벌 후원사로 참가해 기후변화의 심각성을 알리는 일을 돕고 있다.

국내에서도 코카콜라는 환경보호에 앞장서고 있다. 2008년 우리나라 정부가 추진한 탄소성적표지 시범사업에 참여해 국내 음료업계 최초로 음료제품에 대한 탄소성적 인증을 취득한 것이 대표적이다.

2010년에는 국내 음료제품 중 가장 가벼운 14g짜리 페트병을 사용한 생수제품 ‘휘오 순수’를 출시해 화제가 됐다. 기존 제품 ‘순수 100’의 패키지를 리뉴얼한 이 제품은 페트병 무게를 18g에서 14g으로 줄였다. 이는 1억 병을 기준으로 삼았을 때, 연간 이산화탄소 배출량을 1072t가량 줄일 수 있는 수준이다.

펩시코는 ‘목적이 있는 성과(Performance with Purpose)’라는 슬로건 아래 △인류의 지속가능성 △환경의 지속가능성 △재능의 지속가능성을 높이는 일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인류의 지속가능성은 다양한 종류의, 맛있고 건강한 식음료를 생산해 인류가 건강한 삶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돕겠다는 의미다. 펩시코가 글로벌 제품 포트폴리오에서 통곡물, 식이섬유, 과일, 채소, 견과류 및 저지방 유제품의 비중을 확대하겠다고 발표한 것은 그 일환이다.

비즈니스 활동에서 물, 토양, 에너지 및 포장재 혁신과 효율적 사용을 통해 지구의 천연자원을 보호하는 우수 시민이 되겠다는 의미인 ‘환경의 지속가능성’도 펩시코의 중요한 목표다. 이를 위해 제품 원료공급, 생산, 포장, 운송과정을 혁신하는 것은 물론이고 생산시설에서 매립해야 할 고체 폐기물을 근절하겠다는 궁극적 목표를 세웠다. 물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농산물 생산자를 대상으로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환경보호와 관련해 펩시코는 몇 가지 구체적인 글로벌 목표를 세웠다. 올해 말까지 포장재 무게를 17만5000t가량 절감하겠다는 것이 그 첫 번째다. 2015년에는 개발도상국에서 300만 명분의 안전한 식수 이용을 지원하려는 계획도 갖고 있다.

‘재능의 지속 가능성’은 임직원에 대한 투자를 통해 이들의 성공을 돕고, 기업의 성장을 촉진할 기술개발을 지원하는 동시에 더 많은 고용기회를 창출하겠다는 것이다. 펩시코가 세계 각국의 사업 현장에서 해당 지역의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애쓰는 것이나 협력업체에 충분한 리소스를 제공해 해당 지역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려고 노력하는 일은 바로 이와 관련돼 있다.

(끝)


'경영과 경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병철과 정주영  (0) 2012.12.29
이병철과 정주영  (0) 2012.12.29
콜라의 역사3  (0) 2012.12.29
콜라의 역사2  (0) 2012.12.29
콜라의 역사  (0) 2012.12.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