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계 다보스 포럼,중국
2014. 10. 11. 04:27ㆍ정치와 사회
지난 9월 중국에서 하계 다보스포럼(Summer Davos)이 열렸다. 하계 다보스포럼이란 겨울에 스위스의 다보스에서 열리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 즉 다보스포럼 본회의의 여름판 회의다. 중국 정부는 극히 자본주의적인 이 회의에 상당한 공을 들이고 있는데 벌써 8년째 연속으로 하계 다보스포럼을 개최하였다.
하계 다보스에서는 항상 중국 총리가 향후 경제정책을 중심으로 개막연설을 한다. 이번 회의에서도 리커창 총리가 중국의 경제정책에 대한 매우 상세한 내용을 설명하였다. 그런데 통계를 꼼꼼히 인용한 리커창 총리의 연설은 어떤 의미에서는 상당히 충격적이었다. 흔히들 사회주의 국가라고 하는 중국인데, 총리가 말하는 중국의 경제정책은 신자유주의를 금과옥조로 했던 이명박 정부의 경제수장이 말하는 것과 같은 느낌을 줄 정도로 자유시장주의적이었다. 규제를 완화하고,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고, 혁신이 필요하고, 부패를 척결하고, 금융시장도 개혁하고, 일자리를 창출하고 등등 눈을 감고 한국말이나 영어로 듣는다면 한국이나 미국 대통령의 연설로 착각할 수도 있을 정도다. 그 연설 이후 나는 새로운 의문을 갖게 되었다. “과연 중국은 우리가 자유민주주의 국가라고 하는 미국, 일본, 그리고 한국 등과 얼마나 다른 국가인가?”
사회주의 국가, 그리고 공산당 일당체제로 알려져 있는 중국은 우리와 매우 다른 이질적인 국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선입견을 지우고 따져보면 놀랍게도 우리와 별반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경제정책과 외교행태에서 그렇다. 리커창 총리의 연설도 그렇지만 최근 중국의 경제정책 자체가 사회주의적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자본주의를 받아들였고, 어떤 중국 학자는 중국이 마거릿 대처 시대의 영국을 닮아 갈 정도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중국이 공산당 일당이 지배하는 체제라고 하지만, 중국의 글로벌 외교를 보면 미국이나 일본, 한국과 비교할 때 크게 다르지 않다. 국제기구를 통해 글로벌 이슈에 대해 다자주의적인 외교를 구사하고, 다양한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경제관계도 법과 제도를 통해 운영한다. 현재의 국제질서를 정면으로 도전하는 외교 행위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한편 미국과 일본, 한국은 자본주의 국가들이기 때문에 자유시장을 존중하는 경제정책을 사용한다. 그리고 이들 세 나라는 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중국과 달리 정권 교체가 가능하다. 하지만 문제는 집권당이 변화한다고 하여 경제정책이나 외교정책이 크게 바뀌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국의 공화당이 집권하나 민주당이 집권하나 경제정책은 자본주의의 큰 틀에서 절대 벗어나지 않으며, 외교정책 역시 양당 간에 큰 차이가 없다. 중동 문제는 같은 사이클을 반복하고, 동맹은 중시되고, 미세조정을 하기는 하나 기존 국제질서를 유지하는 대외정책은 일관적으로 고수된다. 일본도 집권당이 바뀌기는 하나 자민당이 장기집권을 해 왔고, 잠깐의 정권교체 기간에도 경제정책은 여전히 시장 자본주의이고, 대외정책은 미·일동맹의 강조와 다자주의를 벗어나지 않는다. 한국 역시 10년 동안 진보 정부가 들어섰지만 경제정책은 오히려 신자유주의적인 정책을 구사하였고, 대외정책 역시 한·미동맹의 틀과 다자주의의 틀을 벗어난 경우가 없다. 즉 이들 국가에서 집권당이 바뀐다고 하여도 큰 틀의 변화는 일어나지 않는다.
우리는 중국을 포함한 이들 국가에서 모두 시장 자본주의를 추구하고, 외교에서는 다자주의와 기존의 국제질서를 존중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중국이 이러한 패턴에서 언제 벗어날지 모른다고 우려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러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 일본, 한국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오히려 미국의 부시 정부 때 기존 국제질서 관행을 깨는 일방주의적 행태를 보인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결론적으로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매우 유사한 국가들이다. 과거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충돌하는 냉전 질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쟁을 하지 않아도 시장과 제도를 통하여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동북아시아에 신냉전이 돌아올 것이라는 얘기로 너무 호들갑을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
사회주의 국가, 그리고 공산당 일당체제로 알려져 있는 중국은 우리와 매우 다른 이질적인 국가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선입견을 지우고 따져보면 놀랍게도 우리와 별반 크게 다르지 않다. 특히 경제정책과 외교행태에서 그렇다. 리커창 총리의 연설도 그렇지만 최근 중국의 경제정책 자체가 사회주의적인 모습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자본주의를 받아들였고, 어떤 중국 학자는 중국이 마거릿 대처 시대의 영국을 닮아 갈 정도라고 비판하기도 한다.
중국이 공산당 일당이 지배하는 체제라고 하지만, 중국의 글로벌 외교를 보면 미국이나 일본, 한국과 비교할 때 크게 다르지 않다. 국제기구를 통해 글로벌 이슈에 대해 다자주의적인 외교를 구사하고, 다양한 자유무역협정(FTA)을 맺어 경제관계도 법과 제도를 통해 운영한다. 현재의 국제질서를 정면으로 도전하는 외교 행위는 좀처럼 보이지 않는다.
우리는 중국을 포함한 이들 국가에서 모두 시장 자본주의를 추구하고, 외교에서는 다자주의와 기존의 국제질서를 존중한다는 공통점을 발견할 수 있다. 중국이 이러한 패턴에서 언제 벗어날지 모른다고 우려를 제기하는 사람들이 있지만 그러한 최악의 시나리오는 미국, 일본, 한국에도 적용이 가능하다. 오히려 미국의 부시 정부 때 기존 국제질서 관행을 깨는 일방주의적 행태를 보인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결론적으로 동북아시아 국가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과 달리 매우 유사한 국가들이다. 과거 사회주의와 자본주의가 충돌하는 냉전 질서와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전쟁을 하지 않아도 시장과 제도를 통하여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다. 동북아시아에 신냉전이 돌아올 것이라는 얘기로 너무 호들갑을 떨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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