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상선, 상하이 인천 제주 크루즈 사업 구상

2015. 9. 7. 06:27경영과 경제

현대상선, 상하이~인천~제주 크루즈 사업 구상

[중앙일보] 입력 2015.09.07 00:26

운항사·호텔업체와 이달 중 협약
3곳이 선박값 2000억의 절반 부담
크루즈 여행 ‘큰 손님’ 중국인 겨냥

현대상선이 외국인 전용 카지노가 달린 크루즈 사업에 합작법인 형태로 참여하기로 했다. 대기업이 국적 크루즈 운항에 뛰어들면서 사업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크루즈에 중국인 관광객을 얼마나 유치할 수 있느냐에 성패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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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일 해양수산부와 해운업계에 따르면 현대상선과 팬스타그룹 등이 합작법인을 구성하기로 하고 세부 방안을 논의 중이다. 팬스타그룹은 부산~일본 오사카 항로에 사람과 화물을 동시에 운반하는 카페리선을 운항하는 회사다. 미국에서 호텔을 운영하는 서비스업체도 투자사로 거론되고 있다. 3개 업체는 이달 안에 10억원을 내고 투자확약서(LOC)를 체결할 예정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3개사가 2000억원에 달하는 선박 매입 비용 중 절반을 부담하고 상조회사나 보험사, 외국계 여행업체 등을 끌어들이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다”고 말했다.

 해수부는 지난달 ‘크루즈 육성과 지원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자 국적 크루즈를 운영할 회사를 물색해 왔다. 지난해 크루즈로 한국을 방문한 외국인은 105만 명으로 전년보다 32% 증가했고, 2020년엔 300만 명이 방문할 것으로 예상한다. 하지만 수익은 선박을 가진 미국·유럽 회사와 중국인 관광객을 모집하는 중국 여행사가 대부분 가져간다. 김종대 대경대 관광크루즈승무원과 교수는 “밤에 배를 타고 자고 낮에는 항구 중심으로 관광을 즐기기에 한국이 동아시아에서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면서도 “지역 관광 수익을 중국 여행사에 떼어줘야 해 순이익은 점점 줄어드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유기준 해수부 장관도 “초기에 투자가 어렵겠지만 지금 들어와야 돈을 번다. 국가를 위해서 사업을 하면 복을 받는다”고 설득하며 기업을 상대로 직접 유치에 나서고 있다. 해수부는 크루즈 육성법에 따라 국내 최초로 외국인 선상 카지노를 허가한다는 계획이다. 합작법인이 카지노 시설을 갖춘 선박을 구입해 문화체육관광부에 허가신청하면 내년 초에 실제 운항 모습을 볼 수 있을 전망이다.

 정부와 업체는 현재 한국을 방문하는 크루즈 관광객 중 87%를 차지하고 있는 중국인을 겨냥해 상하이~인천~제주를 잇는 항로를 우선 구상하고 있다. 팬스타는 크루즈 내에 한류 공연을, 호텔업체는 제주도에 드라마 촬영 장소를 활용한 관광 루트를 개발 중이다. 팬스타 관계자는 “중국인을 얼마나 끌어들일 수 있는지 예측하는 계산이 사업 초기 단계에서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지금까지 단순 쇼핑 관광에만 치중했던 크루즈 관광을 지역 명소를 활용한 체험 관광 형태로 유도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관광공사는 면세점에 방문하는 시간 대신 템플스테이로 유명한 부산 범어사에서 체험수련법인 불무도를 안내하는 식으로 국적 크루즈 맞춤 상품을 제안하고 있다. 박이락 한국관광공사 크루즈교통팀장은 “관련 업계가 힘을 모으고 정부는 정책 일관성을 보여야 한 번 찾아온 외국 관광객이 한국을 다시 올 수 있다”고 말했다.

 최근에 북한과 연계할 수 있는 한국~러시아~일본의 환동해(環東海) 항로도 구체화 되고 있다. 강원도청은 롯데관광개발과 함께 7만t 급 외국 크루즈를 빌려 내년 5월 강원도 동해항~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일본~부산을 잇는 환동해 항로로 취항하기로 업무협약(MOU)을 맺었다. 1999~2008년 북한 금강산 관광 사업을 진행했던 현대상선이 국적 크루즈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면 대북 사업과 연계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측도 나온다. 이병승 강원도 크루즈사업팀장은 “북한 원산 등을 활용하면 항로를 더욱 다양화할 수 있어 외국인 관광 유치에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크루즈 육성법=2만t급 이상 크루즈에 외국인 전용 카지노를 허가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의 주요 공약으로 정부와 여당이 경제 활성화를 위한 중점 법안으로 추진했다. 김재원 새누리당 의원이 2013년 7월 발의했으나 세월호 사고 여파로 올해 1월에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카지노뿐 아니라 크루즈 전용 항구를 확대하고 관련 인력을 양성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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