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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하현옥 기자
맥주업계의 공룡이 탄생할까.
세계 최대 맥주회사인 안호이저 부시 인베브(AB인베브)가 2위 업체인 사브밀러(SABMiller)에 인수를 제안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인수 희망 가격은 알려지지 않았지만 FT에 따르면 과거 AB인베브가 사브밀러 인수를 시도했을 때 제안한 인수가는 1220억 달러(약 142조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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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인베브와 사브밀러는 세계 맥주 시장의 양대산맥이다. 벨기에와 브라질 합작사인 AB인베브는 2014년 기준 전세계 맥주 시장의 20.8%를 차지하고 있다. AB인베브는 2008년 미국의 안호이저 부시를 520억 달러에 인수하고 2013년 멕시코 1위 업체 ‘그루포 모델로’를 210억 달러에 사들이면서 몸집을 키웠다. AB인베브는 한국 오비맥주 지분도 100% 보유하고 있다. 버드와이저와 코로나, 스텔라 등이 AB인베브의 주요 맥주 브랜드다. 밀러와 페로니 등을 생산하는 영국 사브밀러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9.7%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세계 맥주시장 점유율 30.5%를 차지하는 시가총액 2750억 달러(약 321조원)의 거대 맥주회사가 태어난다. 전 세계에서 팔리는 맥주 3병당 한 병꼴을 합병회사가 생산하는 셈이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두 회사가 합치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된다”며 “3위 업체인 네덜란드 하이네켄(9.1%)과 4위 업체 덴마크의 칼스버그(6.1%)를 크게 앞서게 된다”고 분석했다.
맥주업계의 합종연횡은 새삼스럽지 않다. 지난해 사브밀러가 3위 업체인 네덜란드 하이네켄에 인수를 제안했다 퇴짜를 맞았다. AB인베브도 이번 제안에 앞서 사브밀러의 인수를 시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년간 맥주 업계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인수합병(M&A) 거래가 성사됐다”고 보도했다.
맥주업체가 짝짓기에 나서는 것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에 따라 전통적인 맥주 수요 지역인 유럽과 북미의 소비가 정체되면서 업체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른 음료와 와인 등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풍미와 향으로 무장한 수제 맥주는 젊은 소비자를 파고들고 있다.
업계는 그나마 수요가 살아 있는 신흥국 시장 공략이 살 길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와 중국 등에서 우세한 사브밀러는 AB인베브에는 매력적인 상대다. FT는 “맥주 시장이 유일하게 성장하는 곳이 아프리카 대륙인데 이곳은 사브밀러의 텃밭”이라고 보도했다. 사브밀러는 생산량의 39%를 남미에서, 12%를 아프리카에서 팔고 있다. 사브밀러는 중국 화룬창업과 조인트벤처로 중국 시장에서도 23%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맥주시장의 맹주를 꿈꾸는 AB인베브가 사브밀러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과정은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브밀러의 지분을 보유한 담배 대기업 알트리아 그룹과 남미의 산토 도밍고 일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를 설득하는 게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또한 아프리카와 미국 등에서 사브밀러와 합작법인을 운영하는 파트너사와의 관계도 인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세계 음료 시장의 대표적 라이벌인 펩시와 코카콜라와의 관계도 인수 논의에 껄끄럽게 작용할 수 있다. AB인베브는 펩시의, 사브밀러는 코카콜라의 협력사다.
AB인베브의 사브밀러 인수 타진 소식이 알려지자 16일(현지시간) 런던증시에서 사브밀러 주가는 장중 한때 24%, 벨기에 브뤼셀증시에서 AB인베브 주가는 한때 8.5% 상승했다.
하현옥 기자 yunock@joongang.co.kr
합병 땐 세계 시장 점유율 30.5%
사브밀러, 아프리카·중국서 강세
신흥국 공략위한 매력적 인수 대상
AB인베브, 오비맥주 100% 보유
AB인베브와 사브밀러는 세계 맥주 시장의 양대산맥이다. 벨기에와 브라질 합작사인 AB인베브는 2014년 기준 전세계 맥주 시장의 20.8%를 차지하고 있다. AB인베브는 2008년 미국의 안호이저 부시를 520억 달러에 인수하고 2013년 멕시코 1위 업체 ‘그루포 모델로’를 210억 달러에 사들이면서 몸집을 키웠다. AB인베브는 한국 오비맥주 지분도 100% 보유하고 있다. 버드와이저와 코로나, 스텔라 등이 AB인베브의 주요 맥주 브랜드다. 밀러와 페로니 등을 생산하는 영국 사브밀러의 전 세계 시장 점유율은 9.7%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세계 맥주시장 점유율 30.5%를 차지하는 시가총액 2750억 달러(약 321조원)의 거대 맥주회사가 태어난다. 전 세계에서 팔리는 맥주 3병당 한 병꼴을 합병회사가 생산하는 셈이다. 신용평가사 피치는 “두 회사가 합치면 글로벌 플레이어가 된다”며 “3위 업체인 네덜란드 하이네켄(9.1%)과 4위 업체 덴마크의 칼스버그(6.1%)를 크게 앞서게 된다”고 분석했다.
맥주업계의 합종연횡은 새삼스럽지 않다. 지난해 사브밀러가 3위 업체인 네덜란드 하이네켄에 인수를 제안했다 퇴짜를 맞았다. AB인베브도 이번 제안에 앞서 사브밀러의 인수를 시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지난 10년간 맥주 업계에서 수십억 달러 규모의 인수합병(M&A) 거래가 성사됐다”고 보도했다.
맥주업체가 짝짓기에 나서는 것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활로를 모색하기 위해서다. 세계 경제의 성장 둔화에 따라 전통적인 맥주 수요 지역인 유럽과 북미의 소비가 정체되면서 업체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다른 음료와 와인 등과의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게다가 다양한 풍미와 향으로 무장한 수제 맥주는 젊은 소비자를 파고들고 있다.
업계는 그나마 수요가 살아 있는 신흥국 시장 공략이 살 길이라고 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아프리카와 중국 등에서 우세한 사브밀러는 AB인베브에는 매력적인 상대다. FT는 “맥주 시장이 유일하게 성장하는 곳이 아프리카 대륙인데 이곳은 사브밀러의 텃밭”이라고 보도했다. 사브밀러는 생산량의 39%를 남미에서, 12%를 아프리카에서 팔고 있다. 사브밀러는 중국 화룬창업과 조인트벤처로 중국 시장에서도 23%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다.
세계 맥주시장의 맹주를 꿈꾸는 AB인베브가 사브밀러 인수에 공을 들이고 있지만 과정은 만만찮을 것으로 예상된다. 사브밀러의 지분을 보유한 담배 대기업 알트리아 그룹과 남미의 산토 도밍고 일가, 남아프리카공화국 정부를 설득하는 게 만만치 않을 것으로 예상돼서다. 또한 아프리카와 미국 등에서 사브밀러와 합작법인을 운영하는 파트너사와의 관계도 인수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세계 음료 시장의 대표적 라이벌인 펩시와 코카콜라와의 관계도 인수 논의에 껄끄럽게 작용할 수 있다. AB인베브는 펩시의, 사브밀러는 코카콜라의 협력사다.
AB인베브의 사브밀러 인수 타진 소식이 알려지자 16일(현지시간) 런던증시에서 사브밀러 주가는 장중 한때 24%, 벨기에 브뤼셀증시에서 AB인베브 주가는 한때 8.5% 상승했다.
하현옥 기자 yunock@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