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전략적 협력도 일종의 동맹”
전문가·외신은 “가입 못 해” 지적
둘째, 현대상선은 ‘전략적 협력’은 다른 선사 참여가 불가능한 배타적 협력이라고 강조한다. 쉽게 말하자면, 현대상선과 머스크, MSC가 타 선사와 선복매입·교환을 할 때 서로 사전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의미다. 이는 선후 관계가 뒤바뀐 설명이다. 해운동맹을 체결한 회원사 간에는 협력의 배타성 여부를 규정할 수 있지만, 배타적 협력을 한다고 해운동맹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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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 현대상선은 선복 공유를 하지 않는 해운동맹이 존재한다고 주장한다. 선복 매입은 선박 화물 적재공간을 서로 저렴하게 구입하는 수준, 선복 교환은 화물적재공간을 서로 맞바꾸는 수준의 협력이다. 선복 공유는 회원사들이 똑같은 선박을 동일하게 투입해 항로를 운영하는 방식이다. 이중 현대상선은 2M과 선복 매입·교환만 가능하다. 현대상선은 “O3동맹도 선복 공유를 안한다. CKYHE동맹은 선복 공유가 ‘옵션’이다”라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기존 해운동맹과 ‘전략적 협력’은 결정적인 차이가 있다. O3·CKYHE동맹은 회원사들이 함께 항로를 개척한다. 배를 투입한 만큼 화물 적재공간에 대한 권리도 모두 공유한다. 하지만 2M 동맹에서 현대상선은 의견을 개진할 권리가 없다. 머스크와 MSC가 기항지를 결정하고, 이들이 일부 화물 적재공간을 현대상선에 배정한다.
그렇다면 해운업계에서 해운동맹 가입 여부를 가늠하는 잣대는 무엇일까. 해운업계는 “모든 회원사가 공동으로 하나의 해운동맹 계약서를 작성하고, 회원사가 서로 인정하는 것”이 기준이라고 한다. 본지가 2M 회원사인 머스크에 “현대상선과의 ‘전략적 협력’이 해운동맹 가입인지” 문의하자, 머스크 측은 “엄밀히 말하면 현대상선은 2M의 멤버가 되는데 실패했다”고 공식 답변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