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밥, 4차산업혁명 유의점

2017. 5. 1. 04:52경영과 경제

“4차 산업혁명에도 패자 있어, 승자가 힘든 이들 배려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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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포럼(WEF)의 클라우스 슈밥(78·사진) 의장은 4차 산업혁명 개념을 처음 주창했다. 그는 지난해 1월 열린 세계경제포럼에서 4차 산업혁명을 글로벌 의제로 삼았다. 같은 해 4월 출간된 슈밥 의장의 책 『4차 산업혁명』은 국내에서만 17만 부 이상 판매됐다.
 

클라우스 슈밥 세계경제포럼 의장
한국, 사회 시스템 바꿀 전환점
실효성 있는 최저임금 도입하고
기술은 진정한 화합 위해 써야

대선을 앞둔 후보들이 저마다 자신이야말로 4차 산업혁명을 이끌 적임자라고 주장하는 지금, 코리아중앙데일리가 슈밥 의장을 e메일로 인터뷰했다. 우리는 미래를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할까. 다음은 슈밥 의장과의 일문일답.
 
질의 :『4차 산업혁명』이 한국에서 베스트셀러다.
응답 :“기쁘고 영광스럽다. 한국인이 4차 산업혁명이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걸 확신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은 3차 산업혁명(디지털 혁명)의 리더로 자리매김했다. 한국은 4차 산업혁명 역시 사회 시스템을 바꿀 중요한 전환점으로 받아들일 거라고 생각한다.”
 
질의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빈부격차가 심해지고 사회적 긴장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했다.
응답 :“모든 혁명에는 승자와 패자가 있다. 승자는 힘겨운 이들을 배려할 의무가 있다. 사회적 격차를 단번에 치유할 묘책은 없지만 경영진에 대한 과도한 급여를 제한하는 것부터, 실효성 있는 최저임금을 도입하거나, 기본소득 구조를 마련하는 등 실질적인 조치를 통해 전체적인 성장은 가능하다.”
 
질의 :2030년에 가장 기대하는 변화는.
응답 :“당면한 사회적·경제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변화들을 기대한다. 신소재와 에너지 시스템 발전은 전기를 사용하지 못하는 12억 명의 사람에게 도움을 줄 것이다. 기계 학습을 이용한 발전된 바이오테크놀로지와 뉴로테크놀로지는 질병을 예상하고 치료함으로써 인간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것이다.”
 
질의 :4차 산업혁명을 주도할 주요 기술은.
응답 :“물리적·생물학적·디지털 기술이 융합해야 한다. 디지털 기술은 4차 산업혁명의 기술적 인프라이고, 컴퓨팅과 기계학습 분야의 발전은 세상에 대한 우리의 이해능력을 높인다. 물리적인 소재 과학 분야의 기술 발전은 전 세계 에너지 시스템을 혁신할 수 있다. 마지막으로 신경과학적 기술(뉴로테크놀로지)을 비롯한 생물학적 기술은 가장 파괴적인 기술이다. 우리의 인지 시스템에 영향을 미치고, 육체뿐 아니라 미래 세대의 특징까지 바꿀 수 있다.”
 
질의 :한국 초·중·고등학교에서는 코딩 교육을 교육 과정에 포함시켰다. 대학에서는 인문학 전공이 줄어들고 있다. 인문학의 미래는.
응답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이 스템(STEM), 즉 과학·기술·엔지니어링·수학으로 제한돼 있다는 생각은 잘못이다. 과학과 기술을 어렵게 생각해선 안 되겠지만 모두 코딩 전문가가 될 필요는 없다. 4차 산업혁명을 위한 핵심 기술은 인지 유연성, 창조적 사고력, 감정 지능 등 우리를 인간으로 만들어주는 것들이다. 이런 능력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은 좋은 책을 읽고 훌륭한 예술 작품을 감상하는 것이다. 우리는 4차 산업혁명을 통해 새로운 문화 르네상스를 맞을 수 있다.”
 
질의 :4차 산업혁명이 우리 삶을 어떻게 바꿔놓을지 궁금하다.
응답 :“세계경제포럼의 중심 철학 중 하나는 새로 등장하는 기술들이 버그(bug)가 아닌 기능(feature)으로서의 가치를 가져야 한다는 것이다. 기술은 가치중립적이지 않다. 기술은 돈 버는 데나, 무의미한 시간 낭비에만 쓰여선 안 된다. 소외되고, 불안하고, 정신적으로 파편화된 세상이 되지 않도록 기술이 역할을 해야 한다. 그러려면 대화해야 한다. 기업가들은 기술을 가진 회사와 대화해야 한다. 우리는 가족과 더 많이 교류해야 한다. 기술은 진정한 화합을 위해(truly bring us together) 사용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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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은 기자 seo.jieun@joongang.co.kr


[출처: 중앙일보] “4차 산업혁명에도 패자 있어, 승자가 힘든 이들 배려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