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폭탄

2018. 8. 11. 19:04물류와 유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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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자기 앞으로 다가오는 드론에 신경 좀 써야 한다. 드론 택배도 있지만, 드론 폭탄도 있다. 드론에 누군가가 보내주는 선물이 실려 있을 수도 있지만, 폭탄이 가득 담겨 있을 수도 있다.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지난 4일 국가방위군 창설 기념식에서 연설할 때였다. 드론 두 대가 날아와 연단 상공에서 폭탄을 터뜨렸다. 드론이 요인 암살용으로 데뷔하는 순간이다.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을 장식한 드론 쇼는 드론의 활용도가 무궁무진하다는 사실을 세계에 각인시켰다. 공연에 쓸모가 있다면, 살인에도 쓸모가 있다. 마두로 정적이 평창 드론 쇼에서 드론 폭탄 아이디어를 얻었는지 모를 일이다. 지구화한 세상이다. 베네수엘라에서 할 수 있으면 어디서도 할 수 있다. 문명의 이기를 살인 도구로 쓰는 일은 이미 세계적 현상이 됐다. 강국들은 드론 폭탄처럼 인공지능을 활용한 킬러 로봇의 개발에 한창이다. 가장 뛰어난 것은 보스턴 다이내믹스사의 아틀라스다. 키 175㎝로 사람처럼 숲길을 달리고, 공중제비도 돈다. 막대기로 세게 밀쳐도 넘어지지 않고 바로 균형을 잡는다. 이 로봇의 제작을 미국 국방부의 방위고등연구계획국이 의뢰했다. 쇼 무대에 올리려고 그런 것은 아닐 것이다. 

킬러 로봇 개발만큼 반대 운동도 활발하다. 로봇 과학자들은 인공지능과 결합된 킬러 로봇이 전쟁과 테러의 도구로 이용되지 못하게 막아야 한다며 지난해 유엔에 탄원서를 냈다. 과연, 강국이 이들의 조언에 따라 살인 기계를 포기할까? 생명을 위협한다는 사실이 개발을 억제한다면, 세계적인 핵확산은 일어나지 말았어야 했다. 인류는 불·철 같은 새 기술을 개발하고 도구를 발명했지만 생명을 지키는 데만 쓴 적이 없다. 생명을 죽이는 데도 썼다. 19세기 초 기계파괴운동은 아무리 사회적 문제가 있다 해도 인류가 신기술을 거부할 수 없음을 실패로 입증했다. 전쟁·테러에 인공지능 기술을 동원하지 말라는 호소가 잘 먹힐 것 같지 않다. 

기술·도구는 선도, 악도 아니다. 기술·도구가 드러내는 선악의 양면성은 그걸 사용하는 인간의 속성에 기인한다. 그렇다면 해결책은 하나뿐이다. 갈등을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인간의 욕망을 억제하는 것이다. 



원문보기:
http://news.khan.co.kr/kh_news/khan_art_view.html?artid=201808102028005&code=990201#csidxce91beec40481f6abdf54815038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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