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흐, 슬픔은 영원하다

2021. 3. 27. 12:29미술

슬픔은 영원하다

La tristesse durera toujours

byIknownothingFeb 25. 2017

Van gogh self portrait 1889

 

아마 그는 모두가 기피하는 사람이였을 것이다.

고집불통, 무언가 어색한 표정. 왠지 피하고싶은 사람.

 

"해바라기에 자신의 생명을 불어넣으려고 애썼던 그의 마음이 떠오른다.

이 그림 안에 생생히 살아있다.
그래서 마음 아프다."

 

번뇌하고 고통받고 슬퍼하다 고흐는 결국 그림 그 자체가 되었다.

 

책 '향수'에서 주인공은 가장 매혹적인 향수를 만들고자 아름다운 여성들을 살해해 그들의 체취를 수집한다. 그리고 그렇게 만들어진 향수는 모든 이가 그를 신으로 추양할 정도로 매혹적인, 중독적인 무기가 된다.

 

책 '향수'의 향기에 아름다운 여성들의 향이 모여 있다면 고흐의 그림에는 잘게 쪼개진 그의 혼이 모여 강력한 생명력을 내뿜는 듯 하다.

 

"그르누이는 몽둥이를 치워 놓고 아주 분주하게 움직였다. 그는 향기를 뽑아 낼 접혀진 린넨 수건을 다시 책상과 의자들 뒤로 펼쳐놓고 포마드 기름의 윤관이 흐트러지지않았는지 살펴보았다. 그러고는 침대보를 젖혔다. 그녀의 매혹적인 향기가 갑자기 따뜻하고 강렬하게 피어 올랐지만 그르누이는 흥분하지 않았다. 이미 알고 있는 향기였다." - 향수. p.280

 

말년의 작업. 1890 1889 즈음으로 가면 갈수록 고흐의 광기어린 그림들이 보인다. 개인적으로는 'The roots', 'The raise of Nasaro'가 가장 인상깊었다. 생과 사를 넘어들고, 이성과 비이성을 넘어들며, 천국과 지옥을 뛰어넘어 고뇌했던 고흐가 보이는 듯 한...

 

The raising of Lazarus (after Rambrandt) 1890

 

Tree roots 1890

 

 

예술은 어쩌면 덧없고 쓸데없는 것들에 자신의 혼을 불어담고, 담겨진 혼은 결국 누군가에게 전달되어 가장 깊숙한, 그리고 비밀스러운 한 인간의 면모를 마주할 수 있기에 너무도 아름다운 것이다.

아마도 영원 가장 잘 표현할 수 있을 무엇 아닐까.

 

그런 생각에 고흐의 마지막 유언은 그림을 통해 굉장히 실증적으로, 무겁게, 다가온다.

 

"슬픔은 영원하다'

La tristesse durera toujour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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