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평등 박애’의
프랑스 혁명 정신을 국가의 근본이념으로 삼고 있는 프랑스의 수도 파리가 이 혁명 정신때문에 수십년간 주변국에서 유입된 불법 노숙자들을 추방하지
못해 이들로 거리가 붐비고 있다고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이 20일 보도했다.
프랑스는 프랑스 혁명정신에서 유래된
피보호권(국제법상 망명자가 외국의 보호를 받을 권리)의 원칙을 유지하고 있는 탓에 생존수단이 없는 수 만명의 외국인이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며
‘정착’하고 있다는 것이다.
법적으론 이들은 엄연히 불법 이민자이지만 ‘고고한’ 프랑스 혁명 정신때문에 프랑스 당국이 이를 알면서도
섣불리 단속하거나 체포하지 못하고 모른 척하고 있는 처지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정부의 통계에도 잡히지 않는 이들 외국인 노숙자는
지하철 계단 등 주로 지하에서 구걸로 근근이 입에 풀칠을 하고 있으며 이들을 위한 무료급식시설과 교통카드, 의료기관을 이용하면서
연명한다.
이들은 비자 없이 이탈리아, 스페인, 알제리, 폴란드, 세네갈 등에서 프랑스로 건너오는 데 비단 최근의 일이 아니라
프랑스 정부의 묵인하에 수십년간 이런 노숙자의 행렬이 프랑스로 이어지고 있는 것.
IHT는 이들 노숙자의 전형적인 예로 낮엔 파리의
길거리에서 구걸을 하고 밤에는 전기도 들어오지 않는 버려진 밴에서 생활하는 루마니아에서 온 이오완 보야니(48)씨의 이야기를
소개했다.
보야니 씨는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루마니아에서 70명의 직원을 거느리고 가족과 함께 방 3개짜리 집에서 살던 어엿한
사업가였다.
하지만 세 딸 중 막내딸이 척추가 부러져 장애인이 된 뒤 둘째 딸마저 일산화탄소 중독 사고로 세상을 뜨면서 그의
재앙같은 삶은 시작됐다
그는 일을 중단하고 막내 딸의 병 간호를 위해 병원에서 온종일을 살다시피 했고 살기 위해 집과 차 등 갖고 있던
모든 것을 팔아야만 했다.
기우는 가세에 설상가상으로 그의 사업체가 마피아와 연결됐다는 ‘누명’을 쓰면서 루마니아 감사 당국의
표적이 돼 보야니 씨는 서류 위조와 탈세 혐의로 징역 18개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항소했지만 결국 국외 추방형을 받고 말았다.
결국
투병 중이던 막내 딸도 숨을 거두면서 루마니아에 남았던 그의 아내마저 정신병이 생겼다.
그는 스페인을 거쳐 파리로 흘러들었고 아직도
자신의 인생을 파멸로 몰아넣었던 루마니아 정부에 대한 원망을 삭이지 못하고 있다.
파리에서 삶이 불안정하지만 보야니 씨는 프랑스에선
다른 나라와 달리 체포될 위험이 없고 먹고 자는 게 더 쉽기 때문에 자신의 결백이 밝혀질 때까지 이 곳에 머물 예정이다.
그는
“파리의 경관도 아름답지만 무엇보다 빈부나 권력에 따라 사람을 차별하지 않는 파리인이 좋다”며 거주 허가를 얻어 일을 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했다.
프랑스 혁명 정신, 자유,평등,박애
2006. 8. 27. 19:03ㆍ정치와 사회
'자유·평등·박애'가 이념인데 어쩌겠어···해외 노숙자들
'가자 프랑스로' '혁명정신' 때문에 섣불리 체포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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