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 1. 19. 17:18ㆍ정치와 사회
오랜만에 블로그 글을 씁니다. 모두 새해 복많이 받으세요. 씬니엔콰이르어(新年快乐)
지난번 <만리장성에서의 장이모와 공리의 14년전 약속>을 소개한 적이 있습니다. 그들의 영화 만청진다이황진지아(满城尽带黄金甲)가 개봉됐습니다. 2006년 12월 14일 중국 전역에서 개봉됐는데, 언론의 대단한 관심을 끌고 있습니다. 개봉 첫날 <야연(夜宴)>을 뛰어 넘는 1500만위엔의 관객동원을 기록했다고 합니다. 중국 극장가는 우리처럼 관객동원 수가 아닌 판매된 극장표 금액으로 발표합니다.
1500만위엔을 영화관람료로 환산해야 합니다. 베이징의 경우, 학생은 50위엔, 성인은 80위엔이니 187,500명에서 300,000명 사이가 되겠지요. 우리보다 더 비싼 영화관람료 80위엔(약10,000원)을 내고 개봉 며칠 후 베이징 왕푸징의 신세기 영화관(新世纪影院)에서 직접 봤습니다.
아래 영상은 주제가를 배경음악으로 전체 영화 스토리에 대한 이미지와 자막번역을 엮어서 구성한 것입니다. 좀 산만하지만 노래와 함께 보시면 대충의 줄거리와 영화의 색깔을 감 잡을 수 있으리라 봅니다.
개인적으로 장이모(张艺谋)를 좋아합니다. 그런데, 황진지아(黄金甲)에 대한 기대가 컸던지 아쉬움과 실망이 많았습니다. 엄청난 제작비가 투자됐고 화려한 캐스팅으로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고 전 중국이 일치단결한 듯한 홍보마케팅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본 소감은 한마디로 별로. 짜임새가 떨어지고 애써 복잡하게 만들어놓은 인물설정, 따지고 보면 그저그런 스토리라는 느낌이 많이 들었습니다.
역시 저우룬파(周润发)와 꽁리(巩俐)의 연기력은 이름값을 하는 정도였으며 저우지에룬(周杰伦)은 다시는 영화에 출연하지 않는 게 좋아 보입니다. 다만, 영화 전체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주제가 쥐화타이(菊花台)를 부르지 않았다면 정말 웃기는 출연이었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지극히 개인적인 판단입니다만, 장이모는 이제 '끝이 아닐까' 라는 아쉬움을 주는 영화였습니다. 그의 영화들을 모두 보신 분들은 아마 이해하실 지 모르겠습니다. <영웅>에서 전국을 통일한 황제 앞에서 소박(?)하게 스스로 죽음을 택한 자객을 보면서, 이렇게 영화를 통해 '타협하였구나' 걱정했었는데, 이번 영화에서는 반란을 일으킨 10만명을 완전 도륙해버리더군요. 섬찟한 정도로.
영화 개봉 시기를 맞춰, CCTV6번 영화채널은 장이모 영화를 계속 방영했습니다. 그의 소박하고 인간미 넘치면서도 재미있고 '영화'같은 영화를 보는 즐거움이 컸습니다. 그런데, 어쩌면 앞으로 극장에서 장이모를 다시 보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이 들더군요. 2008년 베이징올림픽 개막식에서나 만나게 될 듯합니다.
베이징 지엔궈먼(建国门) 역
똥즈먼(东直门) 부근 길거리
왕푸징의 똥팡신스지광창(东方新世纪广场) 지하1층에 있는 영화관 신스지잉위엔(新世纪影院) 입구입니다. 인적이 좀 한산한 월요일에 찾아서 그런지 관람객들이 별로 많지 않았습니다.
온통 황진지아 홍보물만 보입니다. 영화 포스터 이미지들은 참 아름다워서 정말 보고 싶다는 기대가 잔뜩 부풀어 오릅니다.
냉정하고 비정한 대왕을 연기한 저우룬파. 그의 강렬한 눈빛 아래 앉으니 좀 무게가 느껴지네요.
티켓입니다. 12월 18일 오후 5시. 80위엔.
화려한 영상, 특히 노란 국화꽃의 향연은 정말 장관이었습니다. 저도 마지막 크레딧이 오르면서 나오는 주제가를 다 듣느라 제일 마지막에 극장을 빠져나왔습니다.
한국에서도 곧 개봉될 예정이라고 들었습니다. 제가 베이징에서 본 소감과 여러분의 느낌은 또 다를 것입니다. 세계적 수준의 한국영화에 익숙한 우리 관객들이 황진지아를 어떻게 보실 지 궁금하기도 합니다.
글|사진|영상구성^여우위에 newonoff@한메일
blog.daum.net/youy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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