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교류의 필요성과 대응

2011. 6. 21. 15:23정치와 사회

     
남북교류의 필요성과 대응
김홍섭 인천대 동북아통상대 교수
2011년 06월 20일 (월) 15:14:57 기호일보 webmaster@kihoilbo.co.kr
   
 
  ▲ 김홍섭 인천대 동북아통상대 교수  
 
 근래 인천과 경기도가 북한에 말라리아 방역 물품을 전달했다. 말라리아균의 보균을 의심하기 때문에 지금도 강화와 경기북부 사람들의 헌혈을 받아 주지 않는다. 2008년부터 시작된 이 인도적 지원에 대해 남북이 합의한 것으로, 오래 지속돼 온 남북의 단절이 말라리아란 질병으로 소통이 되고 있다. MB정부 이후 대북 강경책과 천안함과 연평도 사건으로 경색돼 출구가 애매한 남북관계가 지방정부의 인도적 교류로 열릴 가능성은 아직 모호하다. 남북정상회담 관련 폭로로 더 어려워지는 형국이기도 하다.
옛말에 천하대세(天下大勢) 분구필합(分久必合)이요, 합구필분(合久必分)이란 말이 있다. ‘나뉜 지 오래면 반드시 합하게 되고 합한 지 오래면 또 나뉘게 된다’는 뜻으로 역대 중국의 왕조의 변화를 요약한 경구다. 한반도가 남북으로 나뉜 지는 1945 해방 이후 66년째다. 햇수로도 오랠 뿐만 아니라 이 급변하는 속도의 시대에 남북한이 겪은 정신적·심리적 고통과 기다림의 회한이 그 얼마일까? 정치적·경제적 엄청난 손실과 세계를 향해 성장 발전할 호기를 놓친 기회비용은 그 얼마인가? 우리는 실로 그 나뉨의 시간도 매우 길며, 그 지불한 비용도 막대하며, 민족 번영의 상실한 기회비용은 더 크고 엄청나다.

이제 우리 민족은 소통을 확대하고 머지않아 합해져야 한다. 그 길이 험하고 어려울지라도 오래 나뉜 형제 자매는 다시 손을 잡아야 한다. 험난한 고지를 닿을 가장 확실한 길이 남북교류의 지속이다. 남북교류의 필요성은 다음의 이유에서 절실하다. 첫째, 경색된 정치·군사적 긴장의 완화다. 동·서독의 사례에서 보듯이 정치와 경제·사회를 분리해 교류를 지속하는 것은 정치·군사적 긴장을 완화한다. 남북 긴장의 완화는 경제적으로 해외자본의 투자유입 확대와 국제은행 대출금에 대한 우리의 이자율 하락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을 수 있다.
둘째, 대북 경제·사회적 영향력의 확대다. 북한의 총GDP에서 우리와의 교역 등이 차지하는 비중이 높아 갈수록 북한의 대남 의존도가 커지고, 동시에 우리의 영향력이 점증하게 되는 것은 자명하다. 지금은 유일하게 북한의 대외통로 기능하는 중국의 영향력이 거의 절대적이다. 셋째, 북한 주민에 대한 심리적·정서적 영향력의 증대다. 최근 북을 다녀온 사람에게서 확인한 것으로, 남에서 간 쌀 포대와 비료 포대 수십만 개가 북한 전역을 누비고 다닌다는 것이다. 남에서 보낸 튼튼한 쌀 포대로 배낭을 만들어 어깨에 메고 전국을 다니고 있으며, 비닐로 된 비료포대는 바람막이로 창문에 유리 대용으로 쓰여 아침이면 그 창으로 햇살이 스며든다고 한다. 또 남한에서 간 쌀을 먹으며 북한 군인들은 ‘미제 앞잡이들의 착취에 헐벗고 가난한 남조선 동무를 구하기 위해 미제를 추방해야 한다‘는 제일의 군인사명이 뿌리째 흔들리고, 군인 사기가 오히려 떨어지고 있다는 주장도 있다. 만일 북한이 붕괴하면 남한과 미국이 북진통일할 수 없다. 그때는 중국과의 전쟁은 불가피하다. 반대로 중국이 군대를 밀고 북한으로 들어 올 수도 없다. 그때도 남한과 미국과의 전쟁이 불가피하다. 이때 중요한 것이 북한 2천300만의 민심이다. 그들이 정서적·심리적으로 남한을 인정하고 남한을 선택하고 또 일부 남으로 내려 올 때 통일 상황에서 우리의 영향력은 커지게 된다. 중요한 것은 북한 주민들의 신뢰와 믿음을 얻는 일이며 이는 지속적인 관심과 인내가 필요하다.
넷째, 통일비용의 저감과 원활한 평화통일의 정착이다. 남북한의 현격한 SOC 등 사회기반시설과 경제수준의 차이는 통일과 안정적인 통일 정착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독일과 같은 상대적으로 낮은 경제수준 차이에도 많은 부담과 고통이 따른 점을 고려해야 하며, 현저한 경제적 차이는 사회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 다섯째, 민족애와 민족 미래를 위한 투자다.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등의 교류를 통한 자유주의와 자본주의에 대한 이해와 학습은 중요한 통일의 밑거름이 되며 향후 세계에 웅비할 통일 대한민국의 큰 자산이 될 것이다.

인천시와 인천대가 공동으로 추진하고 있는 ‘남북협력아카데미’가 성황리에 진행됐다. 60여 명의 기업 CEO와 전문가들이 참여해 남북교류의 사관학교로서의 열띤 강의와 제1기 교육이 완료됐다. 송영길 인천시장의 인천~개성~해주를 연결하는 삼각벨트의 개발과 연계 추진, 교동도의 남북 전략적 개발은 한반도 통일과 경제적 위기 탈출의 의미있는 전략 대안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 중국의 나진항 일대와 훈춘지역의 연계를 통한 동해 물류벨트 구축과 황금평의 개발을 통한 경제 활로 모색이란 북한의 전략에 대응하는 우리의 지혜로운 결단과 리더십이 요청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