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강국론<5>

2013. 2. 25. 19:20물류와 유통

해양수산부 부활과 박근혜 정부의 해양강국론<5>
자원부국 몽골, 해운력 강화에 박차! '한국에 SOS'
2013년 02월 15일 (금) 02:39:44 김성국 해양대학교 박사 blue6543@daum.net

   
 
광대한 초원과 사막으로 둘러쌓인 육지의 섬 몽골은 전세계 19번째의 면적을 가진 나라이다. 인구는 260만명에 불과하지만 세계 10대 자원부국이기도 하다. 6,000개 이상의 광물자원 매장지에 석탄(매장량 기준 세계 10위), 동(13위), 형석(3위), 우라늄(14위) 등을 포함하여 80종의 광물자원을 보유하있으며, 중국과 인접한 동남부 지역을 중심으로 상당량의 석유가 매장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몽골의 광업은 국내총생산(GDP)의 21.8%, 산업생산의 67.6%, 수출의 86%를 차지할 정도로 가장 중요한 산업으로서 최근 광물자원 개발에 힘입어 급속한 경제성장을 이루고 있다. 이에 비하여 우리나라의 경우 태생적으로 원자재를 수입하여야 하는 원자재 빈국에 속하고 또한 에너지를 비롯한 전략광물 등을 해외에서 수입하여야 하는 상황이다. 또한 2000년 이후 국제 에너지 및 광물자원 가격이 상승하면서 그동안 우리나라는 지속적인 경제성장에 필요한 에너지자원을 안정적으로 확보하기 위해 해외 자원개발사업에 커다란 관심을 기울이고 있고, 자원확보가 절박한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몽골에 주목하고 있으며 일방적인 이익 획득 보다는 양국가간에 서로 상생(win win)하는 프로젝트를 통해 장기적인 발전관계를 형성하고자 한다. 이에 태생적으로 중국, 러시아에 둘러쌓인 육지의 섬인 몽골과 공생할 수 있는 사업을 “바다”에서 찾아야 한다.

13세기 세계최강 몽골해군, 일본정벌에 함선 4,000척, 승선병력 10만, 스페인 무적함대 고작 127척, 병력 8,000명 동원

몽골에게 있어서 바다 혹은 해양을 잊어버린지 이미 오래이다. 서구에서 바라보기에 대항해시대가 시작되기 전 13세기에 세계 최강의 해군을 보유했던 국가가 바로 몽골 제국이다. 당시 기록을 보면 2차례에 걸친 일본 정벌 계획 중에서, 1281년 2차 정벌 계획 때 Khubilai Khan이 동원한 함선이 4,000척, 승선한 병력은 10만명에 달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다.

세기의 해전이라고 불리는 스페인 무적함대가 영국 정벌에 동원한 함선 127척, 병력 8000명에 비하면 그야 말로 몽골 해군은 세계 최강의 수준이었음에는 분명하다. 몽골 제국은 일본 정벌 실패이후 얼마 지나지 않아 역사 속에 사라져버렸고 몽골에서 바다는 완전 잊혀져 버렸다.

   
▲ 13세기 세계최강의 몽골 해군
세계 최고수준의 해군을 보유하였던 몽골은 4000척의 함선으로 일본 원정을 기획하였지만 갑자기 불어닥친 거친 폭풍과 풍랑으로 실패하였고 이후 역사속으로 사라졌다. 이때 불어온 폭풍을 가르켜 카미카제(神風)로 부른다.
하지만 초원과 사막에 둘러쌓인 몽골에도 바다의 흔적은 남아있고 그 DNA도 있다. 몽골에는 “어머니의 바다” 혹은 “푸른 진주”라고 불리는 곳이 있다. 지리적인 명칭은 바닷물이 아니기 때문에 호수로 분류되지만 그 크기가 제주도 2배 규모에 달하고 있어서 거의 바다와 같은 곳이 Khovsgol (홉스골) 호수이다.

현재 러시아와 국경을 나누고 있어서 몽골 해군이 있는 곳이 바로 Khovsgol 이며, 몽골의 담수량 40%가 이 호수에서 나온다. 길이 136㎞, 폭 36㎞이며 최대 수심은 267m이고 면적은 2,760㎢에 달하고 있는 광대한 호수이며 UN에서 지정한 세계환경유산 구역으로 몽골, 러시아가 공동으로 관리하고 있다.

   
▲ Khovsgol에 배치된 몽골 해군 기지
해군(Navy)이라고 부르기에는 초라한 정도이며 3척의 함정으로 구성되어 있다. 주요한 임무는 러시아로부터의 석유 수송임무이다. 해운산업이 내륙에는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상선의 임무를 수행(Merchant Navy)하는 것이 해군이다.
 
대규모 일본 원정의 실패로 국력이 쇠략해진 몽골이 오늘날 다시 바다에 관심을 갖는 이유는 에너지 부국, 자원 부국의 고민에서 나온 것이다. 세계적인 자원부국이지만 그 수요처는 몽골이 아닌 해외에 있기 때문에 고민이 될 수 밖에 없다. 즉, 몽골 이외의 국가로 수출해야 하는데 주위에 중국과 러시아에 둘러쌓여 이들 국가를 통과하지 않으면 안된다. 또한 주요 수출처는 대륙을 넘어 다른 대륙 즉 바다를 통해 이동되어야 하는 상황이다.

자원대국 몽골, 주변국에 막혀 자원수출 불가능, 해운강국 한국에 SOS

15세기 대항해 시대가 열린 것은 육로를 통해 운송할 수 있는 물량보다는 바다를 통해 이동시킬 수 있는 화물이 월등하게 많았기 때문이었다는 것을 주목한다면 열차, 트럭 보다는 초대형 선박으로 운송하는 것이 당연한 선택이다. 하지만 몽골에게는 바다가 없어서 주요한 수출처가 중국과 러시아가 대부분이다. 바다가 있는 중국과 러시아는 더 많은 국가에게 좋은 조건으로 수출할 수 있는 것에 비하면 몽골은 자원부국이지만 수출다변화가 곤란하여 상대적으로 박탈감을 가질 수밖에 없다.

따라서 몽골에게는 항구를 확보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고, 또한 항구에서 수출하기 위한 선박을 확보하지 못하면 높은 운송료를 부담할 수 밖에 없다. 몽골 국경에서 가장 가까운 항만은 중국의 텐진 항만인데 800㎞ 떨어져 있다. 몽골의 수도와 국토부 해양청이 있는 곳으로부터는 1400㎞ 떨어져 있다. 실제로 원자재에 비하면 운송료 부담이 너무 높은 상황이다.

뿐만 아니라 인접국가인 러시아나 중국의 항구를 이용하여 한국과 일본, 동남아시아 국가로 자원 수출을 확대하려고 해운관련 역량과 경험이 전무하다. 이래서 몽골은 자신의 원자재, 자원을 세계적인 가격 수준으로 판매하기 위해 해운산업, 선박을 확보하는 것이 국가 존망과도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최근에 깨닫고 있다.

   
▲ 몽골의 바다 Khovsgol (길이 136㎞, 폭 36㎞, 수심 267m, 면적 2760㎢)
몽골의 푸른 진주 혹은 어머니의 바다로 불리며 그 크기만 제주도 2배 규모이다. 몽골 담수량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대륙국가 몽골, 전세계 상선들이여 몽골로 오라!, 1,600척 몽골에 등록

특히 13세기 Khubilai Khan의 몽골 제국이 동원한 함선은 몽골 스스로의 역량이 아니라 송나라, 고려에서 차출한 함선과 선원이었기 때문에 새로운 21세기에는 자신들의 힘으로 운영하고자 하는 것 같다. 2003년 몽골 정부에서는 선박운영에 필수적인 선박의 등록지를 관할하는 업무를 싱가포르에서 실시하고 있다.

국제적으로는 편의치적(Flag of Convenience)라고 부른 방식인데 전세계인이 공동으로 사용할 수 있는 바다에 항행해야 하는 선박의 세금을 부과하기 위해서는 주민등록처럼 등록지가 필요한데, 그 역할을 수행하는 것이 선적등록업무이다. 예를 들어 파나마에 선적등록을 하면 파나마 법에 따라 세금을 부과하고, 규정을 지키면 되는데 선진국에서는 Tax Heaven(조세 피난처)의 개념처럼 사용되고 있다.

편의치적으로 국가수입의 대부분을 충당하는 국가로 파나마, 라이베리아를 예를 들수 있는데, 몽골정부에서도 해운에 눈을 뜨고 싱가포르에 몽골 교통부 해양청 선박등록국을 개설하였다. 위키리스크의 전문에 의하면 2007년 현재 몽골에는 800여척의 선박이 등록되어 있으면서 활동가능한 실질적은 운항선박은 283척으로 보고하고 있다.

AFP가 보도한 자료에 의하면 2009년 기준으로 1600여척 이상의 선박이 몽골 국적을 가진 상태이고, 40여개 국가로부터 300여척 이상의 선박이 등록되어 있다. UN의 2012년 보고에 의하면 몽골의 선박을 톤수로 파악하면 원료운반선 32만톤, 컨테이너선 8천톤, 일반화물선 16만3천톤, 유조선 2만1000톤, 기타 2만5천톤으로서 합계 53만8천톤으로 나타나 있다.

역사의 아리러니! 일본을 정벌하려한 몽골, 최대의 해운고객은 '일본'

현재 몽골의 선박등록의 주요 고객으로는 의외로 일본이다. 54척의 일본 선박이 몽골 국적을 취득했고,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캄보디아 등이 선박을 많이 등록하고 있으며 원유수송선도 23척이나 등록되어 있다. 몽골의 경우 13세기 일본을 정벌하기 위해서 두 차례에 걸쳐 대규모 원정을 실시하였다.

그러나 일본측의 표현대로 하느님이 보우하사 신이 일으킨 바람(神風: 카미카제)이 10만명의 병력을 일본 상륙직전에 침몰시켰다. 이 이후 몽골은 얼마되지 않아 역사속으로 사라져버렸는데, 오늘날 몽골 해운 선박등록의 최대 고객이 일본이라는 것은 역사적인 아이러니가 아닐수 없다.

   
▲ 몽골 공무원단의 해운물류 과정 교육 실시(한국해양대학교, 2012)
몽골 교통부 해운청장을 비롯한 공무원단 20명이 한국의 해운을 자국에 이식하기 위해 연수를 실시하였다. 바다없는 자원부국 몽골과 천연자원이 필요한 우리나라의 협력으로 상호 발전하기를 기대한다.
 
대륙국가 몽골, 싱가폴에 해운항만청 개설하여 선박등록 업무 실시

몽골 정부로써는 파나마, 라이베리아와 같이 실제 해운회사를 운영하지 않아도 선박등록 업무만으로도 충분한 수입이 발생하고 지속적인 세금을 부과할 수 있으므로 싱가포르에서 선박등록업무를 시작하였다.

하지만 종국의 목적은 산악국가 스위스가 세계 2위 MSC 해운회사를 운영하는 것도 가능하기에 해운산업을 확보하고 싶어한다. 원자재 수출이 가능한 자원부국에서 운송까지도 함께 담당하면 외화가득률과 무역수지에 도움이 되기 때문에 해운업을 확보해야 하는 필요성이 당연하다.

한국-몽골, 해운협정 맺고 해운합작회사 설립

최근 몽골의 해양산업 필요성과 우리나라의 자원확보의 필요성에 따라 협력체제를 강화하고 있다. 2012년 8월 몽골 울란바토르에서 개최한 제1차 한-몽골 해운분야 협력회의 후속조치로 해운항만 전문가를 파견하여 몽골 해운항만 정책의 기초수립 및 법령 마련에 필요한 사항을 자문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한국-몽골 해운합작회사가 설립되어 몽골의 석탄 등 광물자원의 해상운송 사업을 본격 추진한다. 해운합작회사는 몽골정부와 국내해운선사가 각각 50%씩 지분 출자하여 운영할 계획이다.

몽골의 해양인력 양성 교육을 위해 2012년에 한국해양대학교에서 몽골 공무원을 대상으로 해운물류 전문가 양성과정 프로그램을 운영한데 이어, 올해에는 한국해양수산연수원에서 사상 최초로 몽골인 10명을 대상으로 해기사 교육을 실시하여 해운회사의 선원으로 근무시키는 프로그램을 가동하게 된다.

해운강국 한국, 대륙국가 몽골에 해양산업 노하우 전수

우리 정부는 반세기 만에 세계 5위의 해운강국으로 성장해 온 그 간의 발전 경험을 토대로 몽골의 해운물류 산업의 초기 정착에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으며, 정부가 해운물류분야의 경험을 전수하기 위한 전문가를 파견하는 사례는 몽골이 처음이다.

몽골과의 해운분야 협력을 계기로 몽골 내 해운, 물류관련 사업에 한국이 본격적으로 진출할 길이 열릴 것으로 전망되는데, 향후 몽골로부터 선박을 수주하거나 몽골 광물자원의 운송에 참여하고, 내륙물류 인프라 시설사업에도 우리기업이 많이 진출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런 실질적인 교류가 된다면 감상적론에 빠진 몽골과의 교류보다 훨씬 강력한 동맹체제가 될 것이다. 최근 미국에서는 중국, 러시아의 팽창의지를 저지하기 위해 몽골과 군사 동맹체제를 기획하고 있다. 중국의 확대를 경계하고 있는 미국은 키르기스스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와 군사기지를 확보하고 몽골에도 공군기지를 확보하였다.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자원네트워크 확보와 통일을 전제로 하는 평화체제 구축에 몽골을 우군으로 만들어 활용할 필요가 있다. 몽골은 6.25전쟁 이후 북한의 전쟁고아를 받아준 국가이면서도 현재는 싱가포르 몽골 선박등록국에 등록하려는 북한의 선박은 정치적 문제로 등록시키지 않는 상황이다.

시대의 상황에 변화하는 국제관계 속에서 실익을 찾기 위하여, 자원부국 몽골을 우리 네트워크에서 보다 강력한 결속력을 맺기위해서도 박근혜 정부에서 부활하는 해양수산부의 역할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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