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 : 2015.03.13 03:00
[부산·하얼빈·모스크바 거쳐 베를린 올림픽 출전]
손기정기념재단 공개
손기정기념재단이 12일 공개한 책자 형식의 승차권은 앞면에 일본어로 '도쿄-베를린'이라고 적혀 있고, 경유지를 '부산-하얼빈-바르샤바'로 해놓았다. 일본에서 부산까지는 배로, 이후 열차를 타고 서울을 거쳐 만주·시베리아를 통해 베를린으로 들어가는 일정이다. 불어와 영어로 쓰인 티켓 뒷면에는 손글씨로 '382番(번) 孫基禎(손기정)'이라고 적혀 있다. '382번'은 손 선수의 등번호다. 기념재단은 손 선수의 자료를 정리하다 이 승차권을 발견했다고 한다.
손 선수는 자서전에서 "1936년 6월 적응훈련을 갖기 위해 올림픽 개최 두 달 앞서 출발했다"며 "보름에 걸쳐 베를린에 도착했더니 일본 대사관 직원이 '왜 조선인이 두 사람(손기정·남승룡)씩이나 끼었느냐'고 해 눈물이 솟구쳤다"고 했다.
손기정기념재단 이사장인 새누리당 김성태 의원은 "1930년대에 손 선수는 어쩔 수 없이 일본 열차를 타고 대륙으로 나갔지만, 이제 우리 힘으로 남북 간 끊어진 철도를 연결해 유럽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