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루즈 산업 육성을 위해 내국인의 선상 카지노 출입을 허용하느냐 여부가 뜨거운 논란거리로 떠올랐다. 올해 안에 한국 국적의 크루즈선을 띄우겠다는 계획을 추진 중인 해양수산부는 허용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외국 크루즈선 카지노엔 내국인의 출입을 허용하면서 국적선에만 금지하는 건 역차별이란 주장이다. 그러나 카지노 허용 권한을 쥔 문화체육관광부는 소극적이다. 도박 문화 확산을 우려해서다. 국내 유일의 내국인 카지노인 강원랜드와 주변의 폐광 지역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여기를 누르시면 크게 보실 수 있습니다
선상 카지노 허용을 앞장서 추진하고 있는 사람은 유기준 해수부 장관이다. 유 장관은 지난 7일 크루즈 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내국인에게도 선상 카지노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언론 인터뷰에선 “조만간 (내국인 선상 카지노 협의를 위해)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 이해단체와도 충분히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가 내국인 선상 카지노 허용을 주장하는 이유는 크루즈 산업이 일자리 창출과 관광객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유망산업이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카지노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외국 크루즈선사의 매출 구조는 운임 70%, 선내 및 기항지 관광 15%, 카지노 15%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정책연구실장은 “카지노의 상징은 선박 위의 풀장과 배 가운데 있는 카지노다. 카지노가 없는 크루즈는 오디오 시스템이 없는 차와 같다”고 말했다. 2012년에 취항했다 2013년 초 폐업한 국내 1호 ‘하모니 크루즈’가 실패한 것도 카지노가 없어 중국인 관광객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황 실장의 주장이다.
국적 크루즈선 취항과 관련해선 이탈리아 선사인 코스타사가 합작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기정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25일 “한국 선사들이 외국 크루즈 선사와 합작을 검토하고 있는데 코스타 크루즈가 합작 의사를 전해 왔다”고 말했다. 전 국장은 “코스타가 단독으로 진출해 한국을 모항으로 하면서 새로운 항로를 만드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합작이 될 수도 있고 단독 진출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타 크루즈는 세계 최대의 크루즈업체인 카니발사의 자회사로 유럽과 아시아 항로에 취항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이탈리아 근해에서 좌초해 32명이 사망한 콩코르디아호의 운영사다. 해운·관광업계 에선 외국 업체가 국내 선사와 합작을 하기 위해선 내국인 카지노가 허용돼야만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법상 영해 내에선 국내외 선박 모두 카지노가 금지된다. 그러나 공해상에선 다르다. 외국 크루즈선은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카지노 운영에 제한이 없다. 이와 달리 국적선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만 제한적으로 열 수 있다. 그런데 크루즈선의 카지노는 중앙에 개방형으로 설치돼 외국인과 내국인을 따로 통제하기가 어렵다. 이를 위해선 칸막이를 하고 별도 인력을 배치해야 해 사실상 영업이 어렵다는 게 해운·관광업체들의 입장이다. 유 장관도 “만약 같은 항로에 국적 선사와 외국 선사가 동시에 크루즈선을 운항한다면 승객들이 카지노가 있는 쪽을 선호할 수 있다”며 “이는 국적 선사에 대한 역차별이자 국부 유출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원랜드와 태백 등 폐광지역에선 결사 반대다. 검사 출신에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함승희 강원랜드 대표는 “내국인 카지노를 폐광지역에 허가한 것은 광부들의 생존권 확보라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특정 산업 육성을 위해 카지노를 확대한다면 우리나라에 수백 개의 카지노가 생겨도 모자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태호 태백시의회 의장도 “내국인 카지노를 계속 추진한다면 해수부 장관 퇴진 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사행 심리를 조장한다는 것도 쟁점 중 하나다. 문체부 관광산업과 관계자는 “강원랜드는 폐광이라는 문제 때문에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허용됐다. 우리 입장에선 카지노가 허용되면 사행 심리를 조장한다는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크루즈 영업을 하는 국내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배 안에선 1회 베팅 금액이 1000달러 정도로 제한돼 있다. 도박을 하려고 일부러 크루즈를 타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
선상 카지노 허용을 앞장서 추진하고 있는 사람은 유기준 해수부 장관이다. 유 장관은 지난 7일 크루즈 산업 활성화 대책을 발표하며 “내국인에게도 선상 카지노를 이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지난 21일 언론 인터뷰에선 “조만간 (내국인 선상 카지노 협의를 위해) 김종덕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을 만나기로 했다. 지방자치단체, 이해단체와도 충분히 협의해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해수부가 내국인 선상 카지노 허용을 주장하는 이유는 크루즈 산업이 일자리 창출과 관광객 유치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유망산업이며 이를 활성화하기 위해선 카지노가 필수적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해수부에 따르면 외국 크루즈선사의 매출 구조는 운임 70%, 선내 및 기항지 관광 15%, 카지노 15%다. 황진회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정책연구실장은 “카지노의 상징은 선박 위의 풀장과 배 가운데 있는 카지노다. 카지노가 없는 크루즈는 오디오 시스템이 없는 차와 같다”고 말했다. 2012년에 취항했다 2013년 초 폐업한 국내 1호 ‘하모니 크루즈’가 실패한 것도 카지노가 없어 중국인 관광객을 잡지 못했기 때문이라는 게 황 실장의 주장이다.
국적 크루즈선 취항과 관련해선 이탈리아 선사인 코스타사가 합작 투자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전기정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25일 “한국 선사들이 외국 크루즈 선사와 합작을 검토하고 있는데 코스타 크루즈가 합작 의사를 전해 왔다”고 말했다. 전 국장은 “코스타가 단독으로 진출해 한국을 모항으로 하면서 새로운 항로를 만드는 것도 고려하고 있다”며 “합작이 될 수도 있고 단독 진출을 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스타 크루즈는 세계 최대의 크루즈업체인 카니발사의 자회사로 유럽과 아시아 항로에 취항하고 있다. 지난 2012년 이탈리아 근해에서 좌초해 32명이 사망한 콩코르디아호의 운영사다. 해운·관광업계 에선 외국 업체가 국내 선사와 합작을 하기 위해선 내국인 카지노가 허용돼야만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현재 국내법상 영해 내에선 국내외 선박 모두 카지노가 금지된다. 그러나 공해상에선 다르다. 외국 크루즈선은 국내법 적용을 받지 않기 때문에 카지노 운영에 제한이 없다. 이와 달리 국적선은 외국인 전용 카지노만 제한적으로 열 수 있다. 그런데 크루즈선의 카지노는 중앙에 개방형으로 설치돼 외국인과 내국인을 따로 통제하기가 어렵다. 이를 위해선 칸막이를 하고 별도 인력을 배치해야 해 사실상 영업이 어렵다는 게 해운·관광업체들의 입장이다. 유 장관도 “만약 같은 항로에 국적 선사와 외국 선사가 동시에 크루즈선을 운항한다면 승객들이 카지노가 있는 쪽을 선호할 수 있다”며 “이는 국적 선사에 대한 역차별이자 국부 유출로도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강원랜드와 태백 등 폐광지역에선 결사 반대다. 검사 출신에 16대 국회의원을 지낸 함승희 강원랜드 대표는 “내국인 카지노를 폐광지역에 허가한 것은 광부들의 생존권 확보라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라며 “특정 산업 육성을 위해 카지노를 확대한다면 우리나라에 수백 개의 카지노가 생겨도 모자랄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태호 태백시의회 의장도 “내국인 카지노를 계속 추진한다면 해수부 장관 퇴진 운동을 하겠다”고 말했다.
사행 심리를 조장한다는 것도 쟁점 중 하나다. 문체부 관광산업과 관계자는 “강원랜드는 폐광이라는 문제 때문에 국민적 공감대 위에서 허용됐다. 우리 입장에선 카지노가 허용되면 사행 심리를 조장한다는 것을 우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면 크루즈 영업을 하는 국내 대형 여행사 관계자는 “배 안에선 1회 베팅 금액이 1000달러 정도로 제한돼 있다. 도박을 하려고 일부러 크루즈를 타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주장했다.
세종=김민상 기자 kim.minsa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