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컬 광장] 바이오가 바꾼 한반도의 허리
20150524 입력
한반도의 허리인 충북도는 20여 년 전만 해도 전통적인 농업지역의 이미지를 벗어나지 못했다. 인구 141만 명에 지역내총생산(GRDP)은 10조원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인구가 161만 명을 넘어섰고, GRDP도 47조원으로 네 배 이상 성장했다. 공항과 KTX, 고속도로, 철도 등 사통팔달의 교통망을 갖춘 국토의 중심지이자 첨단산업의 메카로 진화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오송역은 경부선과 호남선이 만나는 국내 유일의 고속철도 분기역이다. 지난 4월 호남선 KTX 개통 이후 하루 평균 이용객 1만2000여 명으로 전년대비 48.7%가 증가했다. 이시종 충북도지사
충북은 국가 X축 철도망 완성을 위해 호남선 KTX 연장개념으로 충북선 고속화사업을 추진 중이다. 원주~강릉을 잇고 휴전선을 넘어 중국 횡단철도(TCR)와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도 연결되는 ‘꿈의 실크레일’을 목표로 하고 있다. 청주국제공항도 비상 중이다. 개항 이후 처음으로 올 1분기 2억4000만 원의 흑자를 내 만년 적자공항의 오명을 벗었다. 이용객도 지난해 170만 명을 넘어섰고, 올 3월 말 까지는 전년대비 27%가 증가하는 등 연인원 200만 명을 돌파할 전망이다. 청주국제공항 인근은 항공정비(MRO)단지로도 개발 중이다.
눈부신 변화의 중심엔 ‘바이오’가 있다. 모두에게 생소했던 바이오산업에 주목한 충북은 지난 20여 년 간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뤘다. 오송 생명과학단지와 첨단의료복합단지, 6대 보건의료국책기관, 120여 개의 첨단 바이오기업과 국내외 우수 연구기관까지 세계적 수준의 바이오 인프라를 완성해 나가고 있다.
2002년 바이오엑스포에 이어 2014년 오송 바이오산업엑스포가 큰 성공을 거두며,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인 바이오 메카로 자리매김했다. 한낱 시골마을에 불과했던 오송은 신약·첨단의료기기 개발에 필요한 연구개발, 임상, 인·허가, 인력양성, 제조·판매에 이르기까지의 모든 과정이 지원되는 국내 유일의 세계적 바이오 허브로 부상했다.
바이오는 다른 산업 분야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바이오를 주축으로 충북은 화장품·태양광·유기농·정보통신기술(ICT)·MRO산업 등을 잇따라 선점해 가고 있다. 특히 2013년 오송 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 성공을 계기로 충북은 화장품뷰티산업의 메카로도 부상하고 있다. 88개에 달하는 화장품기업의 생산·연구 시설이 몰리면서 충북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화장품 클러스터로 자리 잡고 있다.
오송 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 개최한 2013년의 우리나라 화장품 수출량은 전년보다 26%, 지난해엔 52%나 각각 증가하는 등 화장품 산업 성장은 폭발적으로 성장했다. 괄목할만한 성과의 배경에는 오송 화장품뷰티세계박람회가 한 몫 했다는 평가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2월 충북창조경제혁신센터 개소식에서 “바이오·뷰티·친환경에너지를 중심으로 창조경제의 꽃을 피워 나가겠다”고 밝혔다. 충북은 태양광산업에서도 선도적 위치에 있다. 전국 최초, 전국 최대라는 수식어가 따라붙을 정도로 많은 공을 들였다. 경로당에 태양광시설을 보급하고 마을마다 태양광 발전시설을 설치했다. 국내 최대 규모의 태양광기술지원센터가 자리 잡은 충북혁신도시는 친환경에너지에 기반한 솔라 그린시티로 조성 중이다. 추풍령에는 세계 최대 규모의 수상태양광시설도 들어섰다.
이제 충북은 유기농이라는 또 다른 도약을 준비 중이다. 오는 9월 열리는 괴산 세계유기농산업엑스포는 ‘유기농특화도 충북’ 전략의 일환이다. 수출농업만이 우리 농업을 살릴 수 있다는 절박한 상황에서 충북도는 고품질 유기농으로 중국 부호들의 밥상을 공략해 나간다는 전략이다. 최근 충북은 2013년 GRDP 증가율과 지역총소득 증가율이 전국 1위를 기록하는 등 ‘신수도권의 중심, 영충호 시대의 리더 충북’으로 솟아오르고 있다. 이런 변화의 힘을 바탕으로 충북도는 현재 전국 대비 3%대인 지역경제 규모를 2020년엔 4%로 끌어올리기 위한 야심찬 도전장을 내밀었다. 161만 도민들의 유쾌한 도전은 계속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