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나진항 활용방안' 모색…외교부, 국제세미나
국내외 전문가 100여명 참석…울산항 기능 확대에 주목
북방 물류시장 진출을 위해서는 북한 나진항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외교부가 주최하고 한국해양개발원이 주관한 '북방물류시장 활성화를 위한 나진항 활용방안' 국제 세미나가 24일 울산MBC컨벤션에서 열렸다.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정책 실현을 위한 국내 항만물류업의 북한 나진항 활용방안 모색 세미나에는 정부, 기업, 기관 등 국내외 물류전문가 100여 명이 참석했다.
박성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전문연구원은 '북방물류 시장 활성화를 위한 나진항 역할'이라는 주제 발표에서 "세계 1위 물류시장인 중국의 발전 가능성, 러시아의 물류 루트 개편, 동북아 항만 물동량 증가세, 북극항로 대두 등을 고려할 때 북방물류 시장은 새로운 성장 국면으로 접어들 전망이다"고 전제했다.
박 연구원은 "특히 북한 나진항은 유라시아 교통물류 네트워크의 허브이자 한반도 물류 인프라 측면에서는 시베리아 횡단철도(TSR)와 만주횡단철도(TMR)의 연결지점"이라면서 "북방물류 시장 진출을 위해 중장기적으로 나진항에 물류센터 건설, 육상통로 다변화 등 본격적인 투자를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런 나진항을 활용하려면 유치화물 다각화, 북극항로 시대 대응 등 두 가지 측면에서 볼 때 액체화물 특화 항만인 울산항과 연계를 추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대안을 제시했다.
제성훈 한국외대 교수는 '북방시장의 여건 변화와 물류성장 가능성-러시아 경제상황과 한·러 극동개발협력'이라는 발표에서 "지난해 러시아 극동 전체 교역액의 26.2%가 우리나라일 정도로 한국은 러시아 극동의 핵심 교역국 중 하나지만, 한국의 직접투자액은 대극동 외국인 직접투자의 1%를 차지할 정도로 미미하다"고 지적했다.
제 교수는 "한국, 북한, 러시아의 3자 교통·물류·에너지 네트워크 협력 사업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면서 "우리 정부에 '극동개발위원회'를 신설하고, 한국과 러시아의 중소기업에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공동투자 정보포털'을 구축하자"고 제안했다.
이 밖에도 '중국 동북2성의 여건 변화와 출해구 연계 방안'(윤승현 중국 연변대 교수), '한러 물류시장 협력방안과 과제'(안나 바르달 러시아과학아카데미 극동지부 경제연구소 교수), '한중 열차페리와 TCR/TMGR 연계 효과'(박창호 인천재능대 교수), '울산항의 북방물류시장 연계방안'(강영훈 울산발전연구원 창조경제연구실장) 등이 발표됐다.
이어진 토론회에서는 박종호 한러비즈니스협의회 대표, 성원용 인천대 국제통상학부 교수, 한종길 해운물류학회 회장, 박창현 한국수출입은행 남북협력총괄부 팀장, 김리원 포스코경영연구원 수석연구위원, 하영석 계명대 교수 등이 북방물류 시장의 여건 변화와 물류체계 구축 방안을 놓고 의견을 나눴다.
김성귀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원장은 개회사에서 "최근 나진항은 북동쪽으로 러시아 하산과 연결성이 강화되고 북서쪽으로 중국 훈춘과 직접 연결되는 등 국제 교통물류 허브로서 위상을 높여가고 있다"면서 "이번 세미나가 관련 국가 간 항만 협력과 해륙 복합운송 방안 등 구체적 사업의 추진 가능성을 확인하고 재원 조달 방안을 모색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세미나 후원을 맡은 울산항만공사 강종열 사장은 축사에서 "북방이 주목되는 이유 중 하나는 석유·가스·석탄·목재 등 풍부한 천연자원 이용 잠재력 때문이다"면서 "앞으로 북극항로 활성화에 따른 북극해 자원 이용 가능성까지 염두에 둔다면 북방시장의 잠재력은 무한대로 확대될 수 있고, 이는 동북아 오일허브를 추진 중인 울산항에 중요한 도전이자 기회 요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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