별자리 연구 2

2016. 8. 14. 09:12자연과 과학

제우스神도 감동한 형제의 우애

쌍둥이자리&큰개자리

  • 이태형 | 우주천문기획 대표 byeldul@nate.com

제우스神도 감동한 형제의 우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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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년 12월 13일과 14일을 전후로 쌍둥이자리의 알파별 카스토르 부근을 복사점으로 많은 유성이 떨어지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 유성우가 바로 ‘쌍둥이자리 유성우(Geminids)’다. 이 시기에는 유성이 한 시간에 75개쯤 보이며, 불꽃이 튀는 화구(火球) 유성이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 유성우는 혜성이 아닌 소행성 파에톤(Phaethon)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쌍둥이자리 유성우는 1월에 보이는 사분의자리 유성우, 8월에 보이는 페르세우스자리 유성우와 함께 3대 유성우로 불린다.  

겨울철의 밤하늘은 아름다운 1등성들로 화려하게 꾸며져 있는 만큼 그에 얽힌 전설이나 신화 중에도 아름다운 이야기가 많다. 특히 목숨을 버려가면서 형제간의 우의를 지킨 쌍둥이자리의 신화는 진한 감동을 안긴다. 쌍둥이자리는 쌍둥이 형제인 카스토르와 폴룩스의 진한 우애에 감동한 제우스신이 이들을 기념해 만든 별자리다. 카스토르와 폴룩스는 비슷한 밝기로 서로 인접해 있기 때문에 이들을 쌍둥이로 본 것은 그리스, 로마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나라에서도 마찬가지였다. 

그리스 신화에 의하면, 카스토르와 폴룩스는 백조로 변신한 제우스신이 스파르타의 왕비 레다를 유혹해 낳은 쌍둥이 형제다. 또한 이들은 트로이 전쟁의 원인이 된 미모의 헬렌과는 남매지간이었다. 

항해자와 전사의 수호신 

제우스神도 감동한 형제의 우애
쌍둥이 형제는 신의 아들답게 강한 힘과 용기를 갖고 있었으며 당대의 최고 선생님들에게 교육을 받아 모든 면에서 출중했다. 카스토르는 승마에 능했고, 폴룩스는 권투와 무기 다루기에 독특한 재능을 갖고 있었다. 더구나 동생 폴룩스는 불사신의 몸을 가졌다고 한다. 이들은 황금양피(Golden Fleece)를 찾아 나선 아르고호의 일행에 의해 항해자와 모험가의 수호신으로 명성을 얻게 되는데, 그 이야기는 다음과 같이 전해진다. 

황금양피를 찾으러 떠난 아르고호가 항해 도중 갑작스러운 폭풍을 만나 배가 흔들리고 파도가 덮쳐 사람들의 목숨이 위태롭게 됐다. 이때 폭풍을 멈추게 하려고 아폴론신의 아들이자 음악의 천재인 오르페우스가 그 지역을 관장하는 신들에게 기도를 올리고 하프를 연주했다. 그러자 폭풍우가 멎으면서 바다가 잠잠해졌는데, 순간 하늘의 구름이 걷히고 카스토르와 폴룩스의 머리 위로 별들이 나타나 영롱한 빛을 발했다. 이를 본 아르고호의 사람들은 쌍둥이 형제가 하프 소리에 감동해 폭풍이 멎은 것이라 생각하고, 이들을 항해자와 모험가의 수호신으로 여기게 됐다. 

아르고호의 원정 후 쌍둥이 형제는 아름다운 두 자매를 차지하기 위해 자매의 약혼자와 싸움을 한다. 이 싸움에서 불사신의 몸을 가진 폴룩스는 상처 하나 입지 않고 무사할 수 있었으나 카스토르는 심한 부상을 당해 결국 죽고 만다. 폴룩스는 자신의 분신과도 같던 카스토르가 죽자 그 슬픔을 감당하지 못하고 자살을 시도했지만 불사신의 몸이라 마음대로 죽을 수도 없었다. 결국 폴룩스는 아버지인 제우스신을 찾아가 자신의 죽음을 부탁했다.

제우스신은 이들 형제의 우애에 감동해 이들이 하루의 반은 지하세계에서, 나머지 반은 지상에서 함께 지낼 수 있게 허락했다. 그리고 이들 형제의 우애를 영원히 기리기 위해 이들의 영혼을 하늘에 올려 나란히 두 개의 밝은 별로 만들었다.

이 별자리를 바라볼 때마다 형제간의 우애에 대해 한 번쯤 다시 생각해보고 형제를 사랑하는 마음을 배워야겠다. 카스토르와 폴룩스는 항해자의 수호신으로 뱃머리에 그 조각이 새겨졌을 뿐 아니라 전사(戰士)들의 수호자로 로마군의 상징이 됐다. 고대 로마광장에는 카스토르와 폴룩스의 신전이 가장 큰 건물 중 하나였다. 

화려한 축제 준비하는 큰개자리  

제우스神도 감동한 형제의 우애

허블 우주망원경이 촬영한 시리우스. 

눈과 꽃, 그리고 별 중에 어느 것이 더 아름다울까. 나무 위에 하얗게 쌓인 눈을 바라보며 아름다움을 느껴보지 않은 사람은 없을 것이다. 형형색색으로 물든 꽃밭을 거닐면서 아름답다고 생각하지 않는 사람도 없을 것이다. 맑은 날 시골 하늘 위에 초롱초롱 빛나는 별들을 올려다보며 가슴이 떨리는 것도 정상적인 감정일 것이다. 
 
눈과 꽃의 아름다움과 별빛의 아름다움에는 차이가 있다. 눈은 녹고 난 후 지저분해지고, 꽃은 시들고 나면 초라해지지만, 별은 늘 그 모습 그대로 자리를 지키는 불변의 아름다움을 지녔다. 그래서 별에 대한 사랑은 영원한 것에 대한 동경일 수도 있다.
 
밤하늘의 수많은 별 중에서 가장 밝게 빛나는 별은 시리우스(Sirius, αCMa)다. 누구나 시리우스를 바라보고 있으면 그 화려함에 눈이 부실 것이다. 시리우스는 겨울철 남쪽 하늘에서 쉽게 찾을 수 있는데, 이 별과 근처의 별들을 연결하면 마치 사각형의 요리용 칼과 같은 모양을 만들 수 있다. 겨울 별들의 화려한 축제에 맛있는 요리를 만들기 위한 칼처럼 느껴지는 이 별무리가 바로 큰개자리다.  

큰개자리는 알파별 시리우스 이외에도 2등성의 별을 4개나 갖고 있어 보는 이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그런데 왜 하필이면 이 화려한 모습의 동물을 개로 봤을까. 더 멋진 동물도 많은데 말이다. 그것은 아마도 옆에 있는 오리온자리의 영향 때문일 것이다. 신화 속에서 오리온은 사냥을 위해 항상 개를 데리고 다녔다고 한다. 

하지만 그런 이유가 아니더라도 이 별 모양을 보고 개를 연상하는 건 무리가 아니다. 이 별자리에는 머리와 4개의 다리 외에도 꼬리를 생각하게 하는 별까지 있다.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이 별 모양 위에 개의 모습을 그리는 건 어렵지 않다. 물론 그림을 그리기 위해서는 미적 재능이 약간은 필요하겠지만. 

시리우스는 오리온자리의 알파별 베텔게우스, 작은개자리의 알파별 프로키온과 함께 정삼각형을 이룬다. 이 정삼각형을 ‘겨울철 대삼각형’이라고 하는데, 다른 별자리를 찾는 중요한 길잡이니 꼭 익혀두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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