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젝트 8년 만에 세계 첫 발사
전국시대 철학·과학자 이름 따
입자상태 양자 해킹·복제 불가능
성공 땐 획기적 통신 보안기술 확보
우주~지구 양자 순간이동 실험도
무게 640㎏인 QSS는 이론에 머물고 있는 양자역학 실험이 주요 임무다. 고양이가 죽은 세계와 살아있는 세계에 동시에 중첩해 존재한다는 ‘슈뢰딩거의 고양이’ 학설과 빛의 속도보다 빠른 은하계 사이의 순간 이동을 포괄한다. 판 주임은 “QSS 임무는 다른 어떤 나라에서도 예산 등의 이유로 시도되지 못했다. 한 세기 이상 뒤쳐졌던 중국이지만 QSS는 다른 나라를 앞서는 첫걸음”이라고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밝혔다.
묵자호는 세 가지 양자역학 실험을 한다. 첫째, 중국과 유럽을 잇는 해킹 불가능한 통신망 구축이다. 과학자는 베이징에서 암호 키를 적용한 정보를 기존 통신망을 통해 오스트리아 빈으로 전송한다. 동시에 암호 키를 베이징에서 광자(光子) 형태로 통신위성에 발사한다. 위성은 암호 키를 빈으로 전달해 정보를 해독한다. 입자 상태인 양자는 해킹과 복제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양자 암호는 도청될 수 없다는 이론을 증명하는 실험이다. 지상에서 1200㎞ 떨어진 우주에서 위성을 이용한 무선 양자통신 시험이다.
판 주임의 박사학위 지도교수였던 안톤 차일링거 비엔나 대학 물리학과 교수는 “QSS는 양자통신이 전세계 범위로 가능하다는 것을 최초로 증명할 것”이라며 “미래의 양자 인터넷 시대로 진입할 결정적인 순간”이라고 말했다.
QSS의 두 번째 임무는 양자 얽힘(Quantum Entanglement) 이론에 대한 증명이다. 과거에 서로 상호작용했던 입자들이 멀리 떨어진 후에도 특별한 관계를 유지한다는 이론이다. 가령 한 입자의 위치나 운동량, 회전과 같은 특성을 측정한 순간 아무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다른 입자의 해당 특성이 즉시 바뀌게 된다는 이론이다. 지금까지 지상에서 실험은 100㎞가 최대 거리였다. 묵자호는 각각 수 천㎞ 떨어진 지상의 칭하이(靑海)성의 더링하(德令哈), 윈난(雲南)성의 리장(麗江), 신장(新疆) 우루무치의 난산(南山), 베이징의 싱룽(興隆) 지상국 사이의 양자 얽힘 현상을 측정할 예정이다.
세 번째 임무는 양자의 공간 이동 실험이다. 연구진은 티베트 아리(阿里)의 양자 순간이동(Quantum Teleportation) 실험 플랫폼에서 한 쌍의 광자를 만들어 하나를 위성으로 전송하고 다른 하나는 지상에 보관한 뒤 순간이동 실험을 수행한다. 양자 순간이동 기술이 구현되면 화성과 지구 사이의 통신 시간차 20분 마저 사라진다.
순간이동 기술에 대해 왕 박사는 “텔레비전 등장 이전 이미지를 전송한다는 것은 마술로 여겨졌다. 양자이동은 마술이다. 하지만 미래 텔레비전과 같이 보편화될 기술”이라고 말한다. 왕 박사는 QSS 임무의 성공 가능성을 장담하지 못한다. 지상 실험이 우주 공간에서의 성공을 보장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왕 박사는 “QSS가 양자물리학의 기본 법칙이 우주에서 작동하지 않음을 보여줘도 스릴은 마찬가지”라며 “또 다른 미지의 문이 열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양자통신=양자(quantum)들이 가진 특성(복제 불가, 양자 중첩 등)을 이용, 송신자와 수신자 간에 암호 키를 생성해 데이터를 암호화한 통신이다. 양자를 통해 암호 키를 생성하면 제 3자가 복제하려 할 경우 복제가 불가능하다. 절대 보안이 가능해져 보안이 생명인 국방·안보뿐 아니라 금융·자율주행자동차·모바일인터넷 등에서 활용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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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이징=신경진 특파원 shin.kyungji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