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5시에 주문해야 그날 물건 받아
‘바로도착’은 제품 종류 한정돼 불편
소셜 쇼핑 3사 지난해 8000억 적자
판매자는 비용 분담에 판매 포기도
경쟁사인 티몬은 지난해 10월 24시간 내 배송을 내걸고 출발한 ‘수퍼배송’을 서울 전 지역으로 늘렸다. 강남-서초-송파 3구로 시작한 서비스를 올 상반기 14개구로 늘렸고 다시 지난 1일부터는 모든 지역으로 확대한 것이다. 티몬이 직접 구매해 판매하는 8000여종의 생필품이 서비스 대상이다. 서비스를 위해 협력 택배사인 현대로지스틱스에 전담팀까지 두고 있다. 하지만 당일 배송을 받으려면 새벽 5시 이전에 주문해야 하고, 이후 주문은 다음날 받아볼 수 있다. 티몬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서울 외 지역이나, 일반 판매자가 파는 물건까지 서비스를 확대하긴 힘들다”면서 “연말까지 당일 배송 시간을 정오까지로 연장할 계획은 있다”고 말했다.
‘로켓배송’으로 배송 전쟁을 촉발시킨 쿠팡은 어떨까. 쿠팡은 2014년 택배 사에 물품을 위탁해 운송하던 기존 방식을 깨고, 직접 고용한 ‘쿠팡맨’을 통한 배송을 시작했다. 하지만 최근 쿠팡도 어려움을 겪는것으로 알려졌다. 쿠팡맨만으로는 급증하는 배송 물량을 소화할 수 없게 되자 전문 택배업체와 일부 위탁 계약을 맺었다. 지난해 11월 김범석 쿠팡 대표는 3500명이던 쿠팡맨을 점차적으로 늘려 내년까지 1만5000명을 고용하겠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현재 쿠팡맨은 3600명으로 목표치에 한참 밑돌고 있다.
DA 300
업체들이 앞다퉈 제공하는 무료배송 서비스는 판매자들의 불만도 사고 있다. 배송비 절반을 판매자에게 내도록 하는 정책 때문이다. 가격이 낮은 제품이라도 무료배송을 해주면 사이트 상단에 잘 보이도록 노출되기에 판매자들 입장에선 울며 겨자먹기로 배송비를 부담할 수밖에 없다. 소셜커머스에서 간편식을 판매했던 박모(32)씨는 “몇 년 전만 해도 배송비를 업체가 모두 부담했지만 지난해부터 절반을 판매자가 부담하라고 했다”면서 “배송비를 내자니 남는 게 없고, 안내자니 판매가 되지 않아서 소셜커머스 판매를 중단했다”고 말했다.
배송전쟁에 대해 업계 내부에서조차 가격 경쟁이 배송 전쟁으로 옮겨 붙으면서 과열 양상으로 흘러가는 것은 비정상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 마켓은 값싸고 편리하게 소비자들에게 편의를 제공하는 것이 본질인데 본질이 흐려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경쟁사가 더 빠른 배송을 한다고 나서면 새로운 서비스로 대응을 하지 않으면 도태되는 상황”이라면서 “수익성 개선 문제로 골머리를 썩는 것은 사실이지만 어쩔 수 없다”고 말했다.
금 감 원에 따르면 쿠팡·티몬·위메프 3사의 지난해 총 적자 는 8000억원을 넘었다. 쿠팡이 5470억원, 티몬과 위메프가 각각 1419억원과 1424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