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서프라이즈 김아름 기자] 한해를 뜨겁게 달군 의학계의 뉴스엔 어떤 것이 있었을까. 미국 타임지가 50개의 분야별 10대 뉴스를 선정하며 의학계에 혁신적인 뉴스 10개를 선정해 '10대 의학혁신'을 공개했다.
타임지는 포경수술이 에이즈 예방에 미치는 효과 ▲전이성 유방암 테스트 ▲조류 독감에 대한 최초의 인체 백신 ▲다이어트하는 사람들을 위한 도움-알리 ▲당뇨병 위험관련 새로운 유전자 변형발견 ▲월경방지 ▲섬유근통증후군으로부터 해방-리리카 ▲폐암 조기 테스트 ▲줄기 세포의 새로운 원천 ▲비타민 D의 이점 등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각종 학회지는 물론 뜨거운 논란이 됐던 의학계 10대 혁신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다.
1. 포경수술은 성행위에 의한 에이즈도 막는다?
남성의 포경수술이 AIDS 바이러스의 감염을 방지한다는 것은 항간에 떠도는 소문에 불과했다. 그러나 임상실험결과 사실로 밝혀지며 국내외 의약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지난 2006년 12월 포경수술이 이성간의 성행위에 의한 에이즈(AIDS) 바이러스 감염 위험을 50% 이상 감소시킬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다. 이같은 결과는 미국 국립보건원이 2004년부터 2006년까지 아프리카 케야와 우간다에서 실시한 임상시험 결과 남성의 포경수술이 에이즈 감염률을 감소시키는 데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 국립보건원은 지난 2년동안 2,784명을 대상으로 한 케냐의 연구에서 포경수술을 한 남성에서 그렇지 않은 남성에 비해 에이즈 감염율이 53% 정도 적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또 4,996명을 대상으로 우간다에서 진행된 연구에서도 포경수술이 에이즈 감염 위험을 48% 감소시킨 것으로 나타났다.
이 연구결과는 올 초 종합의학저널 란셋지(The Lancet)에 상세하게 발표된 바 있다. 란셋지의 편집인은 이와 같은 연구 결과를 에이즈 방지를 위한 신기원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동성애자 남성의 포경수술이 남성파트너를 보호하는지에 대해서는 밝혀내지 못했는데, 이 가설에 대한 새로운 연구는 내년에 이루어질 전망이다.
2. 눈부신 과학 발전의 온상, 전이성 유방암 테스트
과학이 진화하며 가장 눈부신 성과를 보인 부분이 진단병리과일 것이다. 간단한 피, 소변 검사 등 기초검사만으로 암을 진단한다는 것만큼 매력적인 일이 또 있을까.
때문에 의학 연구자들이 근래에 가장 몰두하고 있는 연구분야가 바로 암 진단 테스트이다. 그중 전이성 유방암과 관련 획기적인 진단시약이 연구, 개발돼 화제가 되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기존에는 환자의 종양 절제술 또는 유방 절제술 도중에 암의 전이 여부를 관찰하기 위해서는 유방과 가장 가까운 부분의 임파절인 센티널림프절을 검사해야만 했다. 그 결과, 조직을 확인해 종양 세포가 발견되면, 림프절을 추가로 제거해야만 했다.
문제는 시험 결과가 나오기까지 이틀 이상이 걸린다는 것. 그러나 이번에 FDA의 승인을 받은 BLN분석은 초기 수술 도중에 림프절 전이에 대하여 정확하게 테스트 할 수 있게 되었다. 만일 검사 결과 암의 존재가 나타나면, 의사는 암세포가 있는 부분을 즉각 제거할 수 있게 된 것.
이 획기적인 진단신약은 유방암 진단을 앞당겨 향후 유방암 환자 축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전망되어 10대 의학혁신에 선정됐다.
3. 조류 독감 공포 “이젠 안녕”...인체백신의 등장
인류의 역사상 백신만큼 위대한 개발이 또 있을까. 질병이 있으면 그를 치료하기 위한 백신개발로 인류는 무병장수의 꿈을 이어가고 있다. 그런데, 2003년에 접어들며 인류를 위협하는 새로운 질병이 등장했다. 바로 조류 독감이다.
전세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조류독감은 에이즈, 암보다 더 치명적인 질환으로 분류되며 각 나라마다 조류독감 비상체계에 들어가는 등 그야말로 전시를 방불케 했다. 특히 조류독감은 바이러스가 계속 돌연변이를 하고 있어 연구진들이 백신 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한다.
현재까지 조류독감 예방백신으로 가장 유력한 제품은 로슈의 '타미플루'라는 제품이다. 타미플루는 심각한 생산한계를 겪고 있지만 국내외에서 제네릭(개량신약)을 만들려는 움직임이 활발하여 전세계적으로 타미플루를 비축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하다. 이외에도 한국, 헝가리 등에서 자체 조류독감 백신을 개발하려는 움직임도 활발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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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0대 의학혁신으로 선정된 다이어트치료제, 알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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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처방전이 필요없는 다이어트약, 알리
다이어트약은 크게 지방흡수억제제와 식욕억제제 계열로 나뉘어진다. 지방흡수억제제는 식사와 병행하면 체네에 흡수되지 않은 지방을 대변으로 배출하는 것을 말한다. 또 식욕억제제는 뇌를 자극해 포만감을 주어 식욕을 억제하는 작용기전을 가졌다.
일반적으로 우리나라에서는 지방흡수억제제보다 식욕억제제를 선호하지만, 지방 위주의 식단인 미국에선 지방병변제가 더 인기를 끌고 있다. GSK가 개발한 '알리'는 지방흡수억제제로 처방전 없이 구매를 할 수 있기 때문에 미국에서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회사측 연구에 따르면 '알리' 복용자 중 약 28%가 6개월 만에 체중 5~10%가량을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 약은 식사와 병행하면서 하루 3회까지 복용이 가능한 것으로 체내에 흡수되지 않은 지방은 대변으로 체외로 배출된다. 한편 하루 복용량 기준 2달러의 가격이 책정된 것으로 알려졌다.
5. 당뇨병 위험관련 새로운 유전자 변형 발견
게놈 프로젝트 이후 많은 질병들과 유전자의 연관성이 계속 연구되고 있다. 특히 당뇨병, 고혈압과 같이 가족력이 영향을 미치는 질병들이 유전자 연구와 함께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그중 당뇨병에 대한 새로운 유전자 변형이 발견돼 학계의 주목을 끌고 있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와 같이 부모가 2형 당뇨병이면 자녀 역시 당뇨병일 확률이 높았다. 그러나 그렇다고 가족 모두가 당뇨병 환자가 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 이유는 무엇일까.
연구진은 그 해답을 유전자 변형에서 찾았다. 미국 및 핀란드 연구팀은 전세계적으로 1억 7천만 명을 괴롭히는 당뇨병의 위험과 관련이 있는 4개의 새로운 유전자 변형을 발견했다. 이전에 과학자들이 발견한 6개의 변형과 결합하면, 전부 10개가 된다. 이러한 발견은 2형 당뇨병 치료를 위해 힘 쓰고 있는 의사 및 전문가에게 도움을 준다.
6. 월경방지
월경의 귀찮음을 피하고자 하는 여성은 FDA에서 승인한 경구 피임약인 리브렐(Lybrel)을 복용하면 된다. 와이어스(Wyeth)사에서 만들어진 이 피임약은 기존의 피임약과 유사하지만, 복용하는 동안 배란과 월경이 중단된다.
보통 피임약 중 4-7일 분은 월경을 유발하는 위약이 포함되어 있다. 리브렐의 경우 위약이 호르몬 양을 대체하여, 월경도 함께 없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여성들이 복용 초년도에 발진, 자궁 출혈을 겪을 수 있음을 경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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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섬유근통증후군 치료제, 리리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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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섬유근통증후군으로부터 해방, 리리카(lilica)
섬유근통증후군은 특별한 외부 자극이 없는데도 온 몸의 이곳 저곳이 아프고, 힘든 일을 하지 않았는데도 고되고 피곤함을 느끼는 병이다. 이로 인해 수면장애, 우울증 등을 동반하는 경우도 많다. 그러나 환자들의 이러한 고통에도 불구하고, 병원에 가면 각종 검사를 해도 아무런 이상이 발견되지 않아 특별한 질환으로 진단받지 못해 주변에서 ‘꾀병을 부린다’라는 오해를 받기도 한다.
그러나 리리카가 섬유근통증후군 치료제로 외국은 물론 국내에서 처음으로 승인 받음에 따라, 그 동안 항우울제, 근육이완제, 수면장애 치료제 등으로 일부 증상을 완화하는 치료를 받던 환자들은 보다 적극적인 통증치료가 가능해짐은 물론 통증으로 인한 수면장애 및 우울증을 개선할 수 있게 되어 삶의 질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
섬유근통증후군은 3, 40 대 여성에게서 주로 많고, 공식통계는 없지만 전체 인구의 약 2%가량이 섬유근통증후군 환자인 것으로 추정된다. 극심한 피로감과 이로 인한 수면장애, 전신경직, 우울증 그리고 목, 어깨, 엉덩이 등 특정 부위의 압통을 수반하는 것이 특징이다. 흔히 류마티스 관절염이나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상과 유사하나, 전신에 걸쳐 통증이 진행되는 것이 이들 질환과 구분된다.
8. 폐암 조기 테스트
폐암은 미국에서 가장 사망률이 높은 암이며 폐암 외에 사망률이 높은 하위 3개의 암(대장, 유방 및 전립선)을 합한 것보다 사망자가 더 많다. 폐암이 치명적인 이유는 각혈을 하는 증상이 나타난 후에야 환자가 질환을 지각하게 되는데, 이 경우 이미 암이 상당히 진행되어 치료가 힘들기 때문이다. 그러나 새로 개발된 혈액 검사는 치료하기 쉬운 단계에서 폐암을 조기에 검출할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엘씨 디텍트(LC Detect)라 하는 이 테스트는 폐암의 전 단계에서 측정이 가능한 혈액 내 단백질을 검사에 이용한다. 이 단백질은 건강한 사람에게서는 거의 보이지 않는다. 이 테스트 단독으로는 폐암 진단을 확인할 수 없지만 초기 단계에서 확인하기 위하여 흉부 X-ray, CT 촬영 및 기타 영상 기술과 연계하여 사용할 수 있다.
9. 난치병 치료에 대한 기대감, 줄기세포
줄기세포는 앞으로 연구, 개발될 소재가 풍부하기 때문에 항상 의학계의 이슈이다. 줄기세포치료제 등 많은 연구가 성행하고 있는 가운데, 올해 이슈는 태아를 보호하는 양수에서 줄기세포가 발견된 것.
연구자들은 양수에서 유도된 줄기세포(AFS, Amniotic fluid-derived stem)가 인체에 있는 220가지 특수한 세포의 전부는 아니라도 상당수를 생성할 수 있다고 여기고 있다. 배아줄기세포와 성체줄기세포 사이의 어느 단계에 있는 AFS 세포에 잠재되어 있는 유용성에 기대를 걸고 있다.
무엇보다도 AFS 세포는 채취가 쉬운 편이다. 보통 유전자 부정합에 대한 테스트를 하기 위하여 양수를 추출하는데 임신이 시작되는 순간부터 출산 직후까지 모체에 해를 끼치지 않고 추출할 수 있다. 또, 제대혈보다 앞선 시점에 얻을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폭 넓은 형태의 세포 분화가 가능할 것이라는 예측이다. 매년 미국에서만 4백만의 어린이가 태어나는 것을 고려하면, AFS 세포에 관한 연구는 좀 더 활발히 진행될 것으로 예측된다.
10. 선샤인 비타민, 비타민 D
올 한해 비타민D에 대한 열풍은 정말 뜨거웠다. 비타민 D가 결핍되면 당뇨, 암 등이 유발될 것이라는 연구결과가 발표되며 비타민 D가 '선샤인 비타민'이라고 불리게 됐으니 말이다.
이처럼 비타민 D가 주목받은 것은 당뇨병, 잇몸질환, 다발 경화증 및 암까지도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그동안 D가는인체의 칼슘을 흡수하는 것을 주도해 뼈를 강하게 한다는 이점만 알려져 있었지만 2007년에 수많은 이점들이 추가로 공개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까지 암에 대한 효능은 미지수로 남아있다. 물론 대장암에 대해서는 효과가 밝혀졌지만 다른 암에도 똑같이 효과가 있다고 적용시키는 것은 무리라는 의견이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영양소가 좋다고 해서 한 가지만 섭취하는 것은 곤란하다며 어느 영양소든 단독으로는 좋은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다며 골고루 섭취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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