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과 한반도 물류

2009. 10. 28. 10:38물류와 유통

개성공단과 한반도 물류

이명박 정부의 등장으로 조성된 남북한 간 소통의 문제는 근래 금강산 관광객의 피살로 매우 어려운 여건에 처해 있다. 북한은 미국으로부터 대량의 식량을 지원받고 중국과의 관계도 회복하고 있으나, 한반도에는 남북협력의 한 상징인 금강산관광도 중단한 상태다. 최근 한나라당 임태희 정책위의장은 경기 파주지역의 통일경제특구 설치의 필요성을 주장하며 “우리 기업들이 자신있게 진출해 북한과 연계성 있는 공단을 설치하는 게 좋다”면서 “우리가 군사 전선을 뒤쪽으로 옮기면 (개성공단과) 도넛 모양의 공단이 형성될 것”이라고 말했다.


개성공단에는 2008년 5월 말 현재 아파트형 공장 등 소규모 기업 30개를 포함하여 총 70개 기업이 가동 중이며, 2만9천명의 북측근로자와 1천여명의 남측근로자가 함께 일하고 있다. 2004년 12월 첫 제품 생산 이후 누적생산액은 3억7천만 달러에 달하고, 수출액은 약 8천만 달러로 생산액 중 21%를 차지하고 있다. 입주기업들의 연도별 생산액은 2005년 1천490만 달러, 2006년 7천373만 달러, 2007년 12월말 현재 1억8천477만 달러로 2006년을 기점으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서울과 60㎞ 정도 밖에 떨어져 있지 않는 개성공단은 서울-인천을 포함한 수도권의 발전과 함께 동북아 시대의 남북협력을 여는 가능성으로 발전해 오고 있다. 개성공단은 공단부지 800만 평, 배후도시 1천200만 평 등 총 2천만 평(65.7㎢)을 3단계에 걸쳐 국제 경쟁력을 갖춘 국제자유경제지대와 복합 자유신도시로 개발하려는 사업이다. 공단으로 개발되는 800만 평(26㎢)은 국내 27개 국가산업단지와 비교하여 3번째로 큰 규모다.


개성공단의 경제적 특징은 우선 남북 경제협력의 모델로서의 기능이다. 개성공단에 참여하는 기업들에는 남북한 정부로부터 다양한 지원을 받고 있다. 하부구조나 건설부문, 경공업부문 및 첨단과학기술 부문과 같이 북한이 장려하는 부분 및 생산부문에서 15년 이상 운영하는 기업에 대해 인력채용이나 토지이용, 세금납부에서 특혜가 보장된다. 그 다음 국제 경쟁력을 갖춘 수도권 공단으로서 경쟁력 있는 생산단지로서의 역할이다. 개성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이 수도권의 소비와 유통은 물론, 해외로의 수출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문화와 정서적 교류의 장도 된다. 금강산 관광이 남한 사람들 일방적으로 북한 관광지를 일시 구경하고 돌아온다면, 개성공단은 남북한의 기업인, 노동자들이 비교적 오랜 시간 같이 일하며, 자본주의적 경영과 문화 등에 대한 교류의 기회가 많다는 점이다.


개성공단 건설과 운영이 남북물류에 미치는 영향을 제시하면 다음과 같다.


첫째, 개성공단의 남북물류가 해상운송에서 해·육상 복합운송체제로 급격히 개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개성공단건설에 소요되는 자재와 입주한 시범공단에서 생산되는 제품의 원부자재는 모두 육로를 통해 전달되고 있다. 또한 인도지원 물자를 비롯, 경협물자도 선택적으로 육로에 의해 이루어지고 있다. 둘째, 개성공단을 통한 남북한간 육상운송체제가 구축될 경우, 한반도가 중심이 되는 주변국과의 연계 물류네트워크가 형성됨으로써 한국의 입지가 강화될 수 있다. 개성-평양-신의주간 도로(서해안축)는 중국 요녕성을 비롯한 중국 내륙을 연결하는 국제노선으로의 이용이 가능하다. 셋째, 인적교류의 장이 된다. 특히 관광과 연결된 경제특구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개성을 포함한 개성공단은 관광수요가 가장 높은 지역 가운데 하나다. 이밖에 개성공단은 남북한 간 수직적 경제협력은 물론 참여 기업들의 여러 비용을 현저히 낮추어 국제경쟁력을 제고하고 있다. 중·장기적으로 북한에 자본주의적 경영기법 전수, 생산성 향상과 인프라구축 등으로 향후 통일비용의 감소효과 등을 전망할 수 있다.


북한에 대한 투자와 교류의 확대에는 많은 논란이 존재한다. 그러나 현 참여 기업들이 누리는 유리한 경쟁여건을 간과해서는 안된다. 특히 개성, 남포, 해주 등 한반도 서부벨트에 이어 신의주, 중국 동북 3성에 연결하는 물류축의 요충으로서 개성공단이 인천에서 갖는 의미는 매우 중요하고 크다고 할 것이다.  김홍섭 인천시립대 e비즈니스학과 교수


인천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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