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 흩어져 살고 있는 유대인은 세계 인구의 0.3%, 우리나라 인구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정치 경제 과학 예술 등 분야별 엘리트의 10%, 노벨상 수상자의 25% 이상이 유대인이다. 세계 최강 미국의 막강한 힘 뒤에는 유대인 두뇌 집단이 있다. 미국 100대 부호 중 20%가 유태계이며, 그들은 세계 경제를 좌우하고 있다.
‘뉴욕타임스’ ‘워싱턴 포스트’ ‘CNN’ 등 미국의 특수권력으로 등장한 주요 언론 미디어도 유대인이 장악하고 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모두 유태계 로비 단체의 지원을 받았고, 이스라엘 지원정책에 반대한 대통령은 모두 재선(再選)에서 낙선했다. 고대 이집트의 노예 생활에서 탈출한 이래 세계 도처에서 핍박을 받아온 유대민족은 지금 지구상에서 가장 뛰어나고 잘사는 민족이 됐다. 그들의 어떤 점이 이러한 결과를 만들어냈을까.
이스라엘은 한반도 면적의 11분의 1밖에 안 되는 땅이고, 여기에 살고 있는 약 600만명을 제외하면 유대인은 전세계 여러 나라에 흩어져 살고 있다. 이 말은 곧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유대인을 일사불란하게 이끌어가는 지도자가 없다는 얘기다.
그러나 이들은 세계 도처에서 자기 분야의 세계 정상에 올라 있다. 이 현상은 이들이 자기지도력을 탁월하게 발휘하고 있다는 것으로만 설명할 수 있다. 유대인은 자기지도력을 어떤 방식으로 배양하고 있을까. 이들의 자기지도력 배양은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 확립에서 출발한다. ‘나는 아무 능력도 없는, 쓸모없는 인간이야!’ 하고 생각하는 사람이 위대한 업적을 이룰 정신 에너지를 발휘할 수 없음은 자명하다.
긍정적 자기 이미지를 정립하기 위해 유대인은 자녀가 5세가 되기 이전에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선민(selected people)’이라는 영적 교육(spiritual education)을 시킨다. 그들은 ‘토라’(Torah·모세 5경)를 중심으로 유태민족의 하나님 여호와는 누구이며, 이스라엘 민족은 어떤 민족인가를 우선적으로 가르친다.
이런 선민사상은 유대인 2세들로 하여금 자기 자신의 능력에 대한 신념을 가지고 의미 있는 목표를 설정한 후 그를 달성하기 위해 노력하도록 고무한다. 목표를 설정한 다음에는 그것을 향해 부단히 자신을 채찍질하며 부단히 노력하는 의지가 필요하다. 이런 의지를 현대경영학에서는 자기 동기부여 능력이라 한다.
일본과 아일랜드의 경우
아무리 긍정적인 자기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 해도 목표가 뚜렷하지 않거나 목표를 향해 부단히 노력할 의지가 약한 사람은 의미 있는 성취를 할 수 없다. 유대인은 자기 동기부여 능력을 기르기 위한 그들 고유의 교육 시스템을 개발해 수천년 동안 실천해왔다. 안식일 제도가 그것이다. 유태민족에게 안식일은 단순한 휴일이 아니고, 물질생활을 떠나 정신세계로 침잠해 유태 역사를 생각하며 자기관리 능력을 기르는 날이다.
이스라엘 민족은 쿤켈이 말한 자아 파멸에 이를 만큼 심각한 위기를 무수히 겪어왔다. 이들은 안식일을 통해 이런 위기의 역사를 잊지 않고 새롭게 기억하고 해석하면서 슬픈 역사의 반복을 막기 위해 자기 동기부여 노력을 반복한다. 그래서 탈무드에는 ‘유대인이 안식일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안식일이 유대인을 지킨다’는 말이 있을 정도다.
이웃나라 일본은 어떤가. 일본도 국민의 자기지도력을 길러주는 일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인식한 것 같다. 일본의 어느 고고학자는 (일본 역사를 유구하고 찬란한 것으로 만들려는 욕심에서) 선사시대의 유물을 일본 땅에 몰래 묻으려다 발각되기도 했다. 또 일본이 과거에 한국을 지배했다는 둥 일본 민족의 우수성, 즉 긍정적 자기 이미지를 만들어내기 위해 역사조작까지 하고 있다.
이뿐인가. 그들은 제2차 세계대전에서 진 것은 과학과 기술(예를 들면 원자탄 개발) 같은 지식경쟁에서 졌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그래서 일본은 그 패배로 인해 받은 고통을 잊지 말고 열심히 노력하자는 메시지로서 히로시마와 나가사키의 원자탄 피폭 현장을 대대적으로 복원했다. 주변국의 강한 반발을 자초하면서까지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는 것도 패전의 아픔에 대한 국민의 기억을 상기시켜 열심히 일하게 하는 자기 동기부여의 메시지인지도 모른다.
다음으로는 서유럽에서 경제 기적을 일구고 있는 나라 아일랜드를 보자. 1980년대 중반까지 국가파산 상태로 치닫던 이 나라 또한 긍정적 자기 이미지를 정립하고 고통스러운 역사를 반성하면서 자기 동기부여를 위한 교육운동을 전개했다. 그 결과 노사정 대타협을 이룩했고 그후 불과 20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잘사는 나라 대열에 끼게 됐다.
아일랜드는 1739∼41년, 1816∼17년, 1822년, 1831년 등 여러 차례에 걸쳐 수만명이 아사(餓死)하는 상례적 기근을 겪었다. 급기야 1845∼51년에는 곰팡이균이 창궐해 이 나라의 주식인 감자가 다년간 대흉작 파동을 겪자 100만명이 굶어죽고, 150만명이 미국, 캐나다 등 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이렇게 대량 아사, 대량 이민으로 인구가 급감해 오늘날 아일랜드에 남은 인구는 고작 400만 수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