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태훈 교수, 항공학계 석학

2018. 11. 14. 15:45물류와 유통

엄태훈 UBC 경영대학 석좌교수

밴쿠버 조선 news@vanchosun.com 기자의 다른 기사보기

최종수정 : 2005-04-18 00:00

엄태훈 UBC 경영대학 석좌교수

"기회는 꾸준히 노력하는 자에게 찾아온다"

항공 교통학 분야 세계적 학자...인천국제공항 허브화 자문 활동


세계항공학회(ATRS) 회장직 7년째, 세계적 운송업체인 유피에스(UPS) 재단 석좌교수, 인천국제공항 허브화를 위한 자문위원장, 세계교통학회(WCTR) 6년간 회장 등 각종 직함과 캐나다 학자로서 최고의 명예인 킬람 프라이즈(Killam Prize) 수상, 대한민국 재외국민포장 등 많은 상을 받은 엄태훈 UBC 경영대 석좌교수<사진>. 그는 28년째 교수 생활을 하고 있는 항공 교통학 분야의 세계적인 학자다.


엄 교수가 세계적으로 인정 받는 항공교통 분야 권위자가 된 데는 피땀 어린 노력과 인내 그리고 세월이 깔려있다. 전북 김제 출신인 그는 김제중학교 졸업 후 당시 학비 전액이 국비 지원이었던 서울체신고등학교를 마치고 1963년 성균관대학교 경영대학에 진학했다. 대학 시절, 국제전신전화국에서 3교대로 일하여 수업을 3일에 한 번씩은 빠질 수 밖에 없었지만 졸업할 때는 전체수석을 차지했다. 졸업 후, 삼성물산에서 근무하다가 회사지원으로 MBA를 밟기 위해 1973년 밴쿠버 UBC로 오게 됐다.


엄 교수는 UBC를 택한 이유로 "지원한 학교들 중에서 2주 만에 제일 먼저 연락이 왔고, 전액 장학금 제공 등 혜택이 좋았다"고 말했다. 당시 UBC에는 동양인이 별로 없었으며 특히 MBA 과정 160명 정원에 동양인은 엄 교수와 일본, 홍콩 학생 이렇게 세 명밖에 없었다고 한다.


MBA 진학 후 엄 교수도 영어 때문에 많이 힘들었으며 처음 한 학기 동안은 수업이 이해가 되지 않아 심지어는 숙제가 무엇인지도 몰랐다고 한다. 그러나 그의 파트너였던 캐네디언 학생이 노트를 빌려주고 숙제도 알려주며 많은 도움을 줬다. 그렇게 도움을 받다가 학기 말에 엄 교수가 전체 1등을 하자 그 친구가 그 후로는 노트를 빌려주지 않은 해프닝도 벌어졌다. MBA를 마친 후 캐나다 철도청 CNR(현 CN)에 근무했던 그는 교수가 되고 싶어 UBC 박사과정(교통경제 전공)에 지원했다. MBA 성적이 좋아 캐나다 교통부에서 장학금도 받으며 1977년 박사과정을 순조롭게 마쳤다.


박사 과정 졸업 무렵 그의 졸업 논문이 북미대학원생들에게 수여하는 최고상을 받으며 동부 퀸즈대학교 부교수 제의를 받았다. 퀸즈대학교에서 1983년까지 근무한 그는 UBC 부교수로 자리를 옮겼다. 그 후 1989년에는 정교수, 1991년에 석좌교수가 된 그는 1993년 세계적 운송업체인 UPS 재단 석좌교수로 임명됐다.


엄 교수는 부교수에서 석좌교수가 될 때까지 수많은 시간과 노력을 연구와 논문 집필에 쏟았다. 지난 28년 동안 교수생활을 하면서 쓴 논문은 180여편, 저서는 20편이 넘으며 학술지에 실린 글만 해도 헤아릴 수 없이 많다. UBC경영학과에 재학 중인 한 한인 학생은 "인터넷으로 항공교통자료를 검색하면 엄 교수님의 논문과 저서들을 많이 발견한다. 이처럼 세계적인 학자에게 가르침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영광이며 같은 한국인이라는 사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현재 엄 교수의 직책은 다양하다. 7년 째 맡고 있는 세계항공학회 회장직의 임무로서 매년 7월 열리는 세계항공학회에 참가해야 하며 해외 초청 세미나 때문에 한 달 평균 두 번의 외국출장을 다니고 연구, 논문 기고와 학술심사 등은 기본이다. 조국인 한국을 위해서도 열심히 뛰고 있다. 현재 맡고 있는 인천국제공항 허브화를 위한 자문위원장으로서 그는 한국을 동북아시아의 물류유통기지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엄 교수는 젊은 학생들에게 "이 곳은 기회가 많은 땅임으로 한 번 실패하였다고 그 자리에서 주저앉지 말고 계속 노력해야 한다"며 "자신의 길에서 꾸준히 노력한다면 언젠가 기회가 다시 찾아 오게 된다"고 말했다. 또한 엄 교수는 학생 자신이 진정 원하는 분야를 찾아 그 길을 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김은정 인턴기자 elly8131@yahoo.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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