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영전야> 김홍섭 시인
2023. 1. 30. 12:09ㆍ시
그래
이제 떠날 시간이다
우리의 젊음의 시간들을 뒤로하고
또 다른 젊음을 향해 떠나야할 시간이다
다가오는 저 열차의 기적 소리에
우리의 젊음이 한 단계 뛰어 오르는 것을 보느냐
벗이여
두 손을 잡으며 놓지 못하는
우리의 우정을 쓸어 담으며
그리운 얼굴들, 다시 보고플 시간들
흔들리는 잎새 사이에 어리는
어머니
기적 소리
이것이 끝이 아니라 더 큰 시작이라 하노니
껍질이 깨지는 아픔이더냐
날기 위해
더 높이 날기 위해
꽃피우기 위해, 열매 맺기 위해
연병장 나팔소리
기상소리, 취침 나팔소리
내 인생의 가장 순수한 시간들
낙엽들, 이등병의 편지 한 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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