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 9. 5. 20:45ㆍ경영과 경제
정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노선으로 ‘청년이천선’ 내정 |
서울 출발, 개성 경유, 평양 남쪽 135km 평산에서 우회전해 연해주行 |
‘철의 실크로드’ 효과 과장?
근본적인 의문점도 있다. 시베리아 철도 연결사업이 완료됐을 때 과연 얼마나 많은 기업이 해상로 대신 철로를 이용하겠느냐는 것이다. 투자 대비 수익성이 확보되지 않은 국책사업은 국가경제에 커다란 부담을 주게 된다. ‘철의 실크로드’ 효과가 과장은 아닌지 검증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해상로는 국가간 물자의 대량수송에 효율성이 입증됐다. 시스템도 안정적이다. 그러나 철도는 검증되지 않았다. 한국의 해외 교역규모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미국, 중국, 일본, 중동 등지는 시베리아 철도 연결과는 상관없이 계속 배로 교역을 해야 한다. 공사는 대부분 한국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북한 영토 안에서 이뤄진다. 그만큼 투자의 위험성도 높다. 비용 문제도 심각한 편이다. 청년이천선 노선의 북한 통과 구간은 927km로 서울-부산간 철도 노선보다 두 배나 길다. 북한 철도를 보수하는 비용도 결코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러시아는 북한철도 수리비용을 23억달러로 예상했지만 전문가들에 따르면 천정부지로 올라갈 소지도 있다. 북한 철도 보수 비용은 러시아가 부담하기로 북한과 러시아가 합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러시아는 보수비용을 국제컨소시엄이 부담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한국이 보수 비용의 상당부분을 떠맡아달라는 요구다. 더구나 원활한 물자수송을 위해선 철도의 복선화가 필수인데 청년이천선 노선의 북측 구간은 대부분 단선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게 되면 10조원 이상이 더 들어갈 수도 있다. 시베리아 철도 연결사업은 다르게 보면 ‘북한 철도 현대화사업’이라고도 할 수 있다. “북한 철도를 현대화하는 일에 왜 한국 국민이 낸 막대한 세금을 쏟아붓느냐”는 보수층의 반발도 있을 수 있다. 또 시베리아 철도 연결사업이 대성공하더라도 부산항이 위축되는 문제가 생긴다. 그러나 정부는 시베리아 철도 연결이 갖는 이러한 위험성에 대해서는 철저히 함구한다. 대다수 언론도 시베리아 철도 연결이 갖는 장밋빛 미래만 보도하고 있다. (끝) |
글: 허만섭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
발행일: 2004 년 12 월 01 일 (통권 543 호) |
쪽수: 148 ~ 155 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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