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노선으로 ‘청년이천선’ 내정 (2)

2006. 9. 5. 20:49경영과 경제

정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노선으로 ‘청년이천선’ 내정
서울 출발, 개성 경유, 평양 남쪽 135km 평산에서 우회전해 연해주行

“착공 3년내 ‘철의 실크로드’ 실현가능”

 

정부가 내정한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노선’.

러시아는 운행거리가 길수록 운임을 낮춰주는 요금체계라 연해주 노선이 거리는 길지만 요금은 더 싸다고 한다. 또 중국 노선은 국경을 많이 통과해야 하고 통관절차도 까다로운 데다 베이징 부근의 철도 수요 폭주로 병목현상이 심해 운행시간이 더 많이 걸린다는 설명이다. 더구나 러시아 노선은 전구간 복선전철화, 화물위치 추적 시스템이 잘 갖춰져 중국 노선에 비해 화물을 분실할 위험도 적다고 한다.

 

현재 한국 수도권과 베이징, 칭다오 등 중국 수도권 사이에선 상당히 많은 물자와 인력이 오가고 있다. 그러나 서울과 베이징이 철도로 연결되더라도 기업의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하는 전문가는 별로 없다. 건설교통부 관계자는 “인천 등 한국 서해안에서 베이징까지 직선으로 가는 해상로와 비교할 때 북한과 만주를 지나 베이징으로 가는 철도 노선은 너무 둘러가는 것이어서 물자 수송의 장점이 크지 않다”고 말했다. 그는 또 “중국 정부가 러시아 정부보다 철도 연결에 적극적이지 않은 것도 한 이유”라고 말했다.

 

그렇다면 한반도와 연해주를 우선 연결한다는 큰 방향은 잡은 셈이다. 문제는 연해주 핫산까지 연결되는 한반도 내 노선을 결정하는 일이다. 지금까지 거론된 동해선, 경의선도 모두 핫산까지 이어진다.

 

그런데 북한이 선호하는 동해선의 경우 투자비가 많이 들고, 경제성도 취약한 것으로 정부는 분석하고 있다. 부산-군사분계선까지 한국 내 동해선 구간은 총연장이 501.1km에 이르는데, 이중 포항-삼척 구간(동해중부선) 171.3km가 미연결 구간이고, 삼척-군사분계선 구간(동해북부선) 184.5km도 대부분 미연결 구간으로 남아 있다. 최근 한국과 북한은 한국측 군사분계선 인근 저진에서 북한의 금강산 부근 온정리에 이르는 동해선 구간 철도를 거의 연결했다. 정부는 내년 예산에 동해중부선 건설 설계비를 책정할 예정이다.

 

정부 관계자는 “저진에서 강릉까지 철도를 놓는 데 대략 1조8000억원이 든다. 동해북부선과 동해중부선을 모두 건설하려면 막대한 예산이 필요하다. 공사기간도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북한지역 동해선 구간에 대해서는 러시아가 실태조사를 벌인 바 있다. 그 결과 러시아는 ‘북한측 동해선의 총연장은 802km이며 수요가 많지 않아 철로가 매우 노후, 23억달러의 보수비가 들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 동해선은 철도의 최대 수요처인 서울·수도권과 멀리 떨어져 있어 경제성도 취약하다는 것이 정부측 설명이다. 다음은 정부 관계자의 말이다.

“동해선이 시베리아 철도 연결노선으로 결정되면 수도권에서 동해안으로 철로를 새로 깔아야 할 판이다. 그만큼 투자비가 추가되는 데다 먼 거리를 둘러가는 것이어서 이용자가 많을지도 의문이다. 북한은 북한 사회에 끼치는 충격이 작다는 정치적 이유만으로 동해선을 계속 고수하는 것 같다.”

 

경원선(서울-북한 원산)의 경우 수도권에서 이용하기 편하다는 장점이 있지만 경원선이 지나는 철원 인근 지역이 대부분 군사적 요충지여서 북한의 군부는 물론 한국에서도 꺼린다는 얘기가 있다.

연해주로 이어지는 노선으로 ‘평라선’이 있다. 서울에서 평양까지 철도를 이은 뒤 평양에서 함경북도 나진경제특구를 거쳐 연해주로 가는 노선이다. 이 노선은 철도의 최대 수요처인 한국과 북한의 수도권을 모두 포괄하면서도 연해주로 갈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러나 정부는 북한이 이 노선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본다. 정부 관계자의 말.

 

“북한 정권은 한국-북한 철도 연결이 북한 사회에 끼치는 충격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그런 북한에게 평양을 개방하라고 하면 응하겠는가.”

 

이 밖에 서울에서 평양을 거쳐 압록강과 백두산 부근을 지나 연해주로 이어지는 노선도 있다. 그러나 이 노선은 험준한 산악지형을 통과해야 하는 데다, 지나치게 한반도를 우회하는 것이어서 고려대상에서 빠졌다고 한다.

정부가 시베리아 철도연결 노선으로 적극 고려중인 ‘청년이천선 노선’은 위에서 언급된 문제점을 상당부분 해소한다.

우선 청년이천선 노선은 철도 최대 수요처인 한국 수도권을 포함하면서 연해주로 갈 수 있는 노선이다. 호남, 영남, 충청에서도 접근이 용이하다. 또한 이미 가설된 북한 내 철로를 이용해 한국 수도권에서 연해주로 향하는 노선 중 최단 거리다. 다른 노선들에 비해 비용과 공사기간이 줄어들 거라는 얘기다. 정부는 청년이천선 노선을 선택할 경우 착공 후 3년 만에 시베리아 철도 연결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했다. 북한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평양 지역에서도 매우 멀리(135km) 떨어져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