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노선으로 ‘청년이천선’ 내정(3)

2006. 9. 5. 20:46경영과 경제

정부, 시베리아 횡단철도 연결노선으로 ‘청년이천선’ 내정
서울 출발, 개성 경유, 평양 남쪽 135km 평산에서 우회전해 연해주行
판문역에서 개성공단과도 연결

경원선(서울-원산) 노선과 비교할 때 청년이천선 노선은 한국 정부가 의욕적으로 개발하는 개성공단을 포함한다는 장점이 있다. 이 노선 가운데 한국의 도라선역에서 군사분계선을 지나 처음으로 만나는 판문역은 개성공단 안에 위치해 있다. 도로, 항만에 이어 유럽으로 이어지는 철도시설까지 갖출 경우 북한의 저렴한 노동력을 활용할 수 있는 개성공단은 앞으로 경쟁력을 가지며 더욱 발전할 발판을 갖게 된다. 정부는 시베리아 철도 연결이 가시화하면 판문역과 그 다음역인 손하역이 한국 자본에 의해 개성공단의 양대 관문으로 개발될 수 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청년이천선 노선은 유럽으로 실어나를 물자수송의 비용절감 효과 이외에도 한국 자본에 의한 연해주-시베리아 개발을 촉진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미 1억 여명의 중국인이 자리잡은 만주지역보다는, 인구가 적고(연해주 200만여명) 부존자원도 풍부한 연해주-시베리아로 가는 것이 오히려 대륙진출에 유리하다는 것이다. 러시아가 한국 자본에 의한 시베리아 자원개발에 기대를 걸고 있는 것도 좋은 환경. 한러문제연구소 권영갑 소장은 이렇게 말한다.

 

“한국 농업의 연해주 진출은 현재 그리 성공적이지 못하다. 그러나 한반도-연해주-유럽이 철도로 연결되면 사정이 달라진다. 연해주 대평원에서 한국 농업자본이 대량 생산한 곡물이 철도로 북한에 수송되면 북한의 식량난은 손쉽게 해결된다. 곡물을 한국으로 수송하는 것도 용이해지므로 한국시장을 놓고 세계적 농업자본과 경쟁할 수 있다. 러시아는 한국 농업의 연해주 진출에 적극적이다. 한국인들의 연해주-시베리아 이주를 촉진하는 효과도 있다.”

 

만주, 연해주 韓민족에 큰 도움

 

중국의 동북공정 추진으로 관심 대상이 되고 있는 두만강 이북의 연변 조선족자치주도 청년이천선 노선의 혜택을 볼 가능성이 높다. 현재 조선족자치주엔 60만명의 조선족이 거주하고 있지만, 경제적으로 낙후되어 조선족의 대도시 이주가 가속화됨에 따라 민족공동체가 크게 흔들리고 있다.

 

청년이천선 노선이 연해주로 연결되면 청년이천선 노선내 북한 나진경제특구역에서 지선(支線)이 북한 남양역을 지나 중국 조선족자치주의 도문역과 연결된다. 내륙의 조선족자치주가 철도로 항구(나진항)와 연결되는 것은 조선족자치주의 경제발전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 것이다. 또한 조선족자치주가 철도로 한국과 직접 연결되는 것이므로 한국과 조선족자치주의 경제·문화적 교류도 매우 쉬워진다.

 

청년이천선 노선이 개통될 경우 철도가 지나는 지역에서 개발붐이 일어날 가능성도 크다. 청년이천선 노선은 한(韓)민족이 집중적으로 거주하는 북한, 조선족자치주, 연해주를 통과하기 때문에 이들 지역에서 한민족의 경제성장을 동반 촉진하는 효과가 생길 것이다. 이 때문에 권영갑 소장은 “시베리아 철도 연결은 중국 쪽이 아닌, 반드시 연해주 쪽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근 북한과 러시아는 나진과 핫산을 철도로 연결하기로 합의했다. 한국을 배제했다는 논란이 있긴 하지만 정부측은 “한국이 추진하는 철도 연결안(연해주 연결)과 근본적으로 배치되지 않은 일”이라는 시각이다.

일부 보수층은 남북한 철도연결이 한국의 수도 방위에 허점을 낳을 것이라고 우려한다. 그러나 철도연결이 오히려 한반도 전쟁 억지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다음은 외교통상부 관계자의 말.

“개성공단에서 경제활동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한국-북한간 철도-도로 연결 등을 통해 물자와 인력이 개성과 서울 사이를 빈번하게 왕래하게 되면 현실적으로 어느 쪽이든 전쟁을 일으키기 어려워진다.”

 

정부는 한반도와 유럽을 잇는 대륙횡단철도는 중국 통과노선(점선)보다는 연해주 통과노선(실선)이

그러나 시베리아철도 연결사업엔 아직 많은 난관이 자리잡고 있다. 지난 10월 개최 예정이던 한국, 북한, 러시아 철도회담은 계속 연기되고 있다. 북핵 문제가 철도연결 사업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이다. 북한에 공식 제안한 것은 아니지만 북한은 청년이천선 노선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노선이 북한 내 강원도의 미사일기지 등 주요 군사기지 부근을 통과하기 때문에 북한 군부가 반대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북한은 한국이 북한 철도 실태를 조사하는 것에도 부정적이다. 하지만 한국은 정확한 실태조사가 이뤄지지 않아 시베리아 철도 연결을 위한 최적의 노선과 보수비용 등 핵심 사안에 대해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