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마른 중국,티베트 만년설에 군침

2006. 9. 20. 10:58자연과 과학

목마른 중국,티베트 만년설에 군침
도시화로 환경오염·가뭄 등 수자원 고갈
칭짱고원 물 끌어들이려 운하 건설 주장
한겨레 이상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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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북부지역의 물 부족 현상이 심각하다.

급격한 도시화에 가뭄과 수자원 오염이 겹쳐 물 부족 현상은 매년 더 나빠지고 있다.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중국당국은 티베트의 만년설과 빙하 등 풍부한 수자원을 중국 북부지역으로 끌어들이는 방안을 심각하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의 담수자원 총량은 약 2조8000억㎥로 세계 4위이지만 1인당 평균 수자원은 2300㎥로 121위이며 세계 평균 수준의 1/4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에 환경오염과 가뭄이 겹쳐 수자원 고갈 현상을 심화시키고 있으며, 폐수 재처리 시설 또한 턱없이 부족해 물 낭비를 막지 못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추바오싱 건설부 부부장은 22일 “지난해 도시 폐수 처리율은 52%에 지나지 않았다. 물 부족 문제가 매년 악화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23일 보도했다. 추 부부장은 올해부터 시작된 11차 5개년(2006~2010) 계획기간 동안 “폐수 재처리 등 수자원 오염 방지를 위해 모두 1조위안(약 125조원)을 투자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급격한 도시화 추세를 따라잡을 수 있을지는 여전히 의문이다.

중국 학자들의 예측에 따르면, 중국 인구가 16억을 넘어설 2030년 중국의 용수총량은 7000억~8000억㎥에 이르며 이 때 1인당 수자원은 1750㎥에 지나지 않게 된다. 이 때문에 심각한 물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남수북조’(양쯔강의 물을 황허쪽으로 끌어올리는 계획) 공정 대신 티베트의 수자원을 중국 북부로 끌어들이는 ‘티베트~톈진 운하건설’에 착수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고 홍콩 <아주주간> 최신호가 보도했다.

티베트의 칭짱고원은 만년설과 빙하 등 풍부한 수자원을 보유하고 있다. 메콩강(중국명 란창강)과 브라마푸트라강(중국명 야루짱푸강), 살윈강(중국명 누강) 등 동남아를 적시는 두 강이 모두 칭짱고원에서 발원하고 있고 다두강, 야룽강, 진사강 등은 양쯔강으로 흘러들어간다. 이 때문에 1990년대부터 티베트의 수자원을 북으로 돌려 메마른 황허를 살려내고 북부의 가뭄과 물 부족을 해결하자는 주장이 제기됐다.

수리부의 퇴직 관료인 궈카이는 재임 시절인 1980년대 말 티베트의 숴마탄과 톈진을 운하로 연결하는 방안인 ‘숴톈운하건설계획’을 구상했으며, 이를 보완해 1994년 국무원에 보고했다. 그의 구상은 칭짱고원의 야루짱푸강, 누강, 란창강, 야룽강, 진사강 등 다섯 강물을 연결한 뒤 이를 황허로 끌어들여 북부의 가뭄을 해결하자는 계획이다. 싼샤댐 공정보다 더 규모가 큰 이 공정은 장쩌민, 주룽지 등 당시 지도부도 큰 관심을 보였다. 올해 3월에는 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인민정치협상회의 위원 100여명이 연명해 공정 착수를 건의하기도 했다.

그러나 티베트의 수자원을 중국 북부로 끌어들이는 이 공정은 규모가 너무 큰 데다 환경 악영향과 생태계 파괴 등 또다른 부작용을 불러들일 수 있어 신중히 결정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