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 1. 1. 23:16ㆍ경영과 경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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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을 지배한 사나이
그라닌 지음/ 김지영 옮김
정신세계사 1990년
이 책은 4년쯤 전에 신촌에 있는 헌책방 '숨어있는 책'에서 1500원을 주고 샀다. (책 뒤에 판매가격 1500원 스티커가 아직 붙어있어서 가격을 알았다.) 그때, 시간이 나는 토요일이면 늘 헌책방을 다니며 뭔가 건질게 없나 서가를 눈닿는 꼭대기부터 바닥까지 훑어보곤 했었다. 솔직히 이 책을 나는 과학소설이라고 생각하고 집었다. 시간여행에 관련된 어떤 내용일거라고 굳게 믿었다. 정신세계사라는 출판사가 약간 마음에 걸리긴 했지만, 이런 제목의 수필이라니..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했다. 그때 같이 샀던 책이 아마도 스노우크래쉬2권이었던것 같다. 1권없이.. 그리폰북스를 왠만큼 집에 들여놓고, 과학소설에 대한 목마름(?)으로 돌아다니던 시절이었다. 지금은.. 그런 열정도 없지만..
얼마전에 스티븐킹의 <톰고든을 사랑한 소녀>를 다 읽고, 뭐 읽을게 없나 책장을 보다가 문득 이 책이 손에 들어왔다. 예전에 몇페이지 읽다가 내가 생각한 시간여행류가 아니라는 이유로 덮어버렸던 책이, 다른 관점으로 읽으니 매우 색다른 재미를 느끼게 해주었다. 알렉산드르 알렉세이예비치 류비세프라는 사람이 자기 시간을 관리한 이야기. 자기만의 사상과 가치관으로 무장하고 평생을 열심히 살았던 한 사람의 감동적인 이야기였다. 최근에 <시간을 정복한 남자 류비세프>라는 제목으로 다시 출판된것 같다. 그 책의 번역은 어떨지.. 새책으로 다시 한번 읽어보고 싶다.
마음에 들어온 몇 줄.
p.101
내가 보기에 학자들의 가장 좋은 옷차림이란 그저 제일 낮은 수준으로 수수하게 가릴 수 있는 정도면 그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것은 이런 이유에서입니다. 첫째, 좋은 옷차림을 하는 것을 진짜 즐거운 취미로 삼는 사람들과 경쟁을 한다는 것은 아무런 의미도 없고, 둘째, 허술한 옷차림이 활동에 편리하며, 셋째, 어느 정도 '멍청이'가 된다는 것은 소시민들의 야유와 조소를 받겠지만, 그리 나쁠게 없으니까요. 그것은 자기 수양의 유익한 방편이기도 합니다. 말하자면 수수한 옷차림이 허튼 맘 먹지않고 꿋꿋하게 '제 갈 길'로 나아가도록 의지를 굳혀줄 수도 있다는 면에서 말입니다.
=> 굳이 학자가 아니더라도 옷차림에 신경쓰는건 정말 귀찮은 일이다. 특히나 요즘같이 살이 조금씩조금씩 찌고 있는 상황에서는.. ㅜㅜ
p.110
나는 고골리가 쓴 <외투>의 주인공, 아까끼 아까끼예비치와도 같다. 나는 그와 마찬가지로 베끼고 쓰고, 또 베끼고 쓰는 가운데서 쾌락을 느낀다. 과학 연구에서도 나는 단순업무적인 일이 즐겁다.
=> 나는 일상생활에서도 단순업무적인 일이 좋다.
p.197
류비세프에게는 언제나 시간이 모자라는 법이 없었다. 그도 그럴것이 시간이란 모자랄 수 없는 것이다. 아무리 얼마 안되는 시간이라도 어쨋든 한가지 일은 할 수 있다.
=> 그 한가지 일에 대하여 불평하면서 할거냐 만족해하면서 할거냐는 나의 선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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