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하게 나이 드는 비결>

 <행복하게 나이 드는 비결>/소노 아야코/2002년 리수(원제는 중년 이후)

-중년이란, 이 세상에 신도 악마도 없는, 단지 인간 그 자체만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닫는 시기다.(13)

 

-가치 판단의 혼란스러움, 바로 이것이 중년 세계에서 느낄 수 있는 은은한 매력이다.(21)

 

-중년은 용서의 시기다. 노년과 달리 체력도 기력도 아직 건재하며, 과거를 용서하고 자신에게 상처 준 사건이나 사람을 용서한다. 예전에는 자신에게 상처를 입힌 흉기라고까지 생각했던 운명을, 오히려 자신을 키워준 비료였다고 인식할 수 있는 강인함을 갖게 되는 것은 중년 이후인 것이다.(31)

 

-추한 것, 비참한 것에서도 가치 있는 인생을 발견해내는 것이 중년이다. 대체로 정신이란 중년이 되어서야 비로소 완숙되는 면이 있다.(59)

 

-성공한 사람들의 대부분은 자신의 희망이 이루어진 순간에, 또 다른 무거운 짐을 짊어지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것은 내가 믿고 있는 불가사의한 신화다.(68)

 

-사람은 한번에 바로 죽는 것이 아니다. 기능이 조금씩 조금씩 죽어가는 것이다. 중년을 넘어서게 되면 우리들은 항상 잃어버리는 것에 대한 준비를 계속 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그것은 잃어버린다는 사실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태세를 늘 갖추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 (78)

 

-지금의 법률은 사실상 합리적이지 못하다고 생각한다. 부모가 남긴 재산을 자식들이 평등하게 물려받을 권리는 있는 반면에, 부모의 부양에 관해서는 책임의 소재를 명확히 하지 않고 있으니 말이다.(102)

 

-자식이란 참 묘하게도 좋게든 나쁘게든 인생을 진하게 만든다. 기쁨도 증오심도 배가시킨다. 이것이 자식이라는 존재가 주는 선물이다. 자식은 어디까지나 친근한 타인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140)

 

-체력지수가 하강하고, 정신지수는 상승한다. 그리고 그 두 선은 어디에선가 만나게 된다. 그 두 선이 만나는 교차점을 보게 되는 것이 중년 이후다.(158)

 

-중년 이후 어느 순간부터 돈이 아무리 많다고 하더라도, 대부분의 인생에 있어서 근본적인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159/익명 기부 에피소드)

 

-사람이 품격 있는 대화만 가능해도, 아무도 무시하지 않는다. 우리들이 지금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의 90% 정도는 없어도 살아갈 수 있는 것들이다.(187)

 

-인생의 최후에 수습이라는 과정을 겪어야 비로소 인간의 본분을 다하는 것이라는 생각을 최근 들어 하게 됐다. 주위의 평가는 아무래도 좋다. 멋지게 생활 전선에서 철수해 그 뒤에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에 시간을 활용하는 것이다. 누구에게도 의지하지 않고, 과거에 연연하지 않으며, 스스로 만족하며 조용히 살아가는 것, 이러한 것을 잘 해낸 사람이 결국 뛰어난 인물이다.(194)

 

-대체로 사람은 누구나 평범하고 보잘 것 없고, 별 볼일 없는 존재다. 지금까지 잘 살아왔다면 운이 좋았든지, 혹은 다른 사람이 우연히 도와줬기 때문일 뿐이다. 그렇게 생각할 수 있다면 우리의 마음은 정말로 모든 것에서 벗어나 자유로워진다. 시야가 넓어지게 되고, 이 세상의 모든 일을 여유를 갖고 웃으면서 대처할 수 있게 된다.(204)

 

-중년 이후, 외모는 온통 나빠지는 것들 투성이다. 삼단 복부, 이중턱, 구부정한 등, 흰 머리, 대머리, 피부의 늘어짐 등, 그 밖의 이런 저런 것들이 결코 좋은 방향으로는 나아가지 않는다. 그 때 불가사의한 빛을 더해주는 것은 오직 덕뿐이다. 종종 얄궂게도 외면적인 매력이 사라진 뒤에야 비로소 인간으로서의 영적인 광채가 강렬하게 빛을 발하게 되는 법이다.(249)

 

-완성이 뒤늦게 찾아오게 되는 것은, 인생이 살 만한 가치가 있었다고 말할 수 있도록, 그 과정을 차분하게 음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일 것이다. 너무 빨리 완성되면 죽을 때까지 따분하고 무료해지고 만다. 나는 중년 이후가 되어서야 비로소 이런 운명의 깊은 배려를 깨달을 수 있었다.(2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