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대나무가 우리의 미래

2015. 9. 29. 17:00자연과 과학

"지속가능하고 친환경적인 대나무가 우리의 미래"
[사람] 담양세계대나무 박람회 다녀온 인도 오로빌 발루 센터장과 월터 강사
 
김철관
▲ 인도 오로빌공동체 대나무센터 월터 전문강사(좌)와 발루 센터장(우)이다.     © 인기협

 

“자연 친화적 대나무의 효능이 무궁무진해요.”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전남 담양에서 열린 ‘2015년 세계대나무박람회’에 참석차 내한한 남인도 타밀나드주 (Tamil Nadu) 오로빌(Auroville) 공동체 대나무센터(Balu Auroville-India) 발루 발라순다람(Balu Balasundharam, 35) 센터장과 월터 반 아쉬(Walter van Assche, 67) 대나무 전문 강사가 이구동성으로 강조한 말이다.

 

지난 24일 오후 서울 동대문 DDP(동대문 디지털 프라자) 인근 카페에서 이들을 만나 대화를 나눴다.  세계 대나무 박람회는 3년을 주기로 돌아가며, 세계 유수의 대나무 도시에서 열리는 축제다.

 

한국을 첫 방문한 이들은 “세계대나무조직위원회(World Bamboo Organization)에서 보내온 e-mail(이메일)에서 2015년 한국의 담양에서 세계대무박람회가 열릴 예정이라는 소식을 듣고,  담양시에 참가 신청을 해 초청장을 받아 내한하게 됐다”고 피력했다.

 

남인도인 출신 오로빌리안 발루 발라순다람 센터장과 벨기에 출신 오로빌리안 월터 반 아쉬 전문 강사는 남인도 타밀나드주 오로빌 공동체에서 대나무에 관한 지식이 풍부한 사람들로 알려졌다.

 

“대한민국에서 대나무를 이렇게 많이 키우고 있는지를 몰랐다. 대나무에 관해 많은 연구를 했지만 대나무가 많은 담양에서 대나무 숲과 거리, 대나무 공원을 관람해 감개무량했다. 대나무 워크숍에서는 전문가들이 나와 강연을 했다. 내가 알고 있는 것보다 대나무에 관해 정말 많이 듣고 많이 알게 됐다. 대나무는 일반 나무에 비해 더 많은 산소를 공급한다. 이산화탄소(CO2) 동화작용을 더 많이 한다는 것을 알았다.”

 

▲ 월터 강사와 발루 센터장     © 인기협

먼저 발루 발라순다람(Balu Balasundharam) 센터장에게 “왜 대나무에 관심을 가지게 됐냐”고 묻자 ‘지속가능한 친자연적인 나무이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오로빌 주변 원주민 마을에서 태어나 자랐다. 18세에 정원사 등으로 오로빌로 들어와 일하면서 숲을 보며 일했다. 거기에서 대나무를 많이 봤다. 대나무 제품을 만드는 친구가 있어, 그에게 대나무에 관한 많은 지식들을 배웠다. 그때부터 관심을 가지고 연구하기 시작했다. 친환경적인 대나무가 우리의 미래라고 생각했다.”

 

이어 발루 센터장은 ‘역사적으로 인도에도 대나무 제품을 많이 썼다’고도 했다.

 

“역사적으로 인도에도 대나무가 많이 자랐고 대나무 제품을 많이 만들어 사용했다. 영국 식미지를 거쳐 역사가 흐르면서 전통방식인 대나무 제품이 점점 사라졌다. 유엔에서도 지원하는 영성 공동체 오로빌에 들어와 대나무에 관한 영감을 얻기 시작했다. 친자연적인 삶과 고전적인 생활의 공동체인 오로빌 철학과 맞아 떨어져 친자연적인 대나무에 대해 더욱 관심을 갖고 일했다. 2009년에 오로빌에 대나무센터를 출범시켜 대나무로 할 수 있는 일, 대나무에 대한 상식, 대나무 이론 등의 교육을 하고 있다.”

 

특이 그는 오로빌 인근 원주민들에게 일을 주면서 비누, 사다리, 가구 등 대나무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원주민들에게 대나무를 통해 집짓는 법, 사다리 만드는 법, 가구 만드는 법 등을 교육시켜 일을 주고 있다. 작년부터 친환경 대나무 농장을 만들었다. 대나무는 잘라도 금방 자라는 특성을 가지고 있는 나무의 미래다. 현재 대나무 화장품, 대나무 소금 등을 만드는 것이 연구의 대상이다. 대나무를 배우면서 연구 발전시켜 대나무센터를 더욱 키우고 싶다. 젊은 청소년들이 관심을 가지고 맥을 이어갔으면 하는 절실한 바람도 있다.”

 

발루 센터장은 “대나무 도시인 담양, 대나무세계 박람회에 가 가장 인상적인 것이 ‘대나무제품을 팔아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 있었다’는 점이었다”고 전했다.

 

“대나무 도시인 담양에서 대나무 옷, 대나무 가구 등 제품을 팔아 지역경제가 활성화 된다는 것에 감동 받았다. 화장품, 옷, 약 등 대나무 제품을 많이 봤다. 특히 관료인 담양 시장이 나서 대나무 마케팅을 한 것을 보고 문화적으로 충격을 받았고, 감동 그 자체였다. 인도에서는 정부나 지방 관료들이 나서 마케팅 홍보 등을 하지 않는다. 한국에 와 전통적인 역사와 대나무 역사에 대해 많이 배웠다. 전통 무용 공연도 봤다. 특히 대나무 한국 전통 문화를 많이 느꼈다. 아시아 자체가 대나무의 역사라는 점도 깊이 인식했다.”  

 

▲ 최형식 담양시장(중)과 그옆 발루 센터장이다.     © 인기협

 월터 반 아쉬(Walter van Assche) 대나무 전문 강사는 벨기에에서 태어나 오로빌 공동체가 세워진 초창기인 1970년대부터 1975년까지 5년간 오로빌리안으로 생활했고, 이후 오로빌 공동체를 떠나 벨기에, 프랑스 등에서 일하면서 35년의 세월을 보냈다. 현역에서 퇴직을 하고 지난 2011년에 다시 오로빌 공동체에 돌아와 대나무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그는 오로빌 공동체 1세대로 오로빌의 상징이고 명상센터로 유명한 ‘마티리만드르(Matrimandir)' 첫 공사를 시작할 때, 공사에 참여한 인물이기도 했다.

 

건축가인 월터가 35년 동안의 유럽생활을 마치고 다시 오로빌을 찾은 이유를 설명했다.

 

“유럽에서 일을 하면서 너무 바쁜 생활을 보냈다. 월세 등 의식주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바쁘게 일할 수밖에 없었다. 그래서 일상생활에서 여유를 갖지 못했다. 현역에서 은퇴를 하고 곧바로 오로빌로 왔다. 은퇴하고 연금을 받으니 과거 생활 터전이었던 오로빌에 끌리게 됐다. 오로빌에서 내 자신을 제일 많이 표현할 수 있다는 생각을 했기 때문이다.”

 

그는 75년 마지막 오로빌을 떠날 때 ‘나무 워크숍’을 했다. 35년 후 돌아와 첫 ‘대나무 워크숍’에 참여하면서 대나무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됐다고 밝혔다. 

 

“이곳 오로빌을 떠날 때 나무 워크숍을 끝으로 유럽으로 갔다. 다시 돌아와 첫 번째 간 ‘대나무 워크숍’이 35년 전  내가 했던 ‘나무 워크숍’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떠나지 않을 때 이곳에서 ‘나무 워크숍’을 하고 있다는 느낌이었다. 그래서 더욱 대나무에 관심을 갖게 됐다.”  

 

 월터도 대나무와 관련해 첫 말문을 열었다. 

 

“대나무 세계 박람회는 대나무가 있는 세계 유수 도시에서 3년마다 열린다. 한국,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자체가 대나무의 문화라고 말하고 싶다. 대나무는 이산화탄소(CO2)를 없애주고, 다른 나무에 비해 산소를 많이 공급해 줘 효과가 크다.”

 

월터 강사는 “한국 사람들이 환영을 해주고 너무 관대하게 해줘 많은 것을 봤다”고 말했다.

 

“첫 방문한 곳이지만 한국 사람들에게 따듯함을 느꼈다. 최형식 담양시장도 우리를 너무 따뜻하게 맞아 줬다. 최 시장과 기념사진도 촬영했고, 대나무와 관련한 여러 설명도 들었다. 오로빌에 거주하고 있는 한국 사람들의 덕분이기도 하다. 이곳에 오기 전 오로빌 한국 사람들이 많은 정보를 알려줬고, 한국에 가면 좋은 사람들을 만나보라고 알려 주기도 했다.”

 

건축가인 월터 강사는 “한국의 음식이나 건축이 너무 세밀하고 완벽하다는 느낌이 들었다”며 “북촌 한옥마을, 전주 한옥마을, 인사동, 서울역사박물관 등을 둘러봤다”고 전했다.

 

▲ 월터 강사와 발루 센터장 그리고 김단비 통역사     © 인기협

이어 발루 발라순다람(Balu Balasundharam) 센터장은 담양 대나무 박람회에 가 느낀 소회를 밝히기도 했다.

 

“담양에 가 가장 인상 깊게 느껴졌던 것이 있다. 대나무를 통해 대나무 마을, 대나무 공원, 대나무 음식 등 대나무 전통 문화가 살아 숨 쉬고 있었다는 점이다. 대나무 전통문화에다 사람들도 따뜻하고 친절해 감동을 받았다. 영국과 독립을 위해 싸운 인도 오로빌의 정신적 영적 지도자 스리 오로빈도의 말 생각났다. ‘이 시대는 아시아가 함께 공존하며, 살아가야 하는 시대’라는 말이다. 이 말이 실감났다.”

 

그는 “인도에서도 의미는 틀리지만 엄마, 아빠, 나, 너 등의 한국어와 비슷한 낱말들이 있다”면서 “한국과 인도의 공동체 문화가 비슷한 것 같아, 한 때 역사를 연구하고 싶을 때도 있었다”고 전했다.

 

발루 센터장은 “세계적으로 한국 청소년들이 공부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들었다”며 “공부만이 최고의 가치가 아니다”고 강조했다.

 

 “한국 젊은 학생들이 공부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고 자살률도 높다고 들었다. 젊은 청소년들에게는 공부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자기 미래를 개척할 수 있는 가치와 취미도 중요하다. 언제든지 오로빌에 오면 한국 청소년들이 삶을 살아가는 방법을 조언하고 싶다”고 전했다. 

 

▲ 인터뷰가 끝나고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했다.     © 인기협

지난 17일 입국한 발루 센터장과 월터 강사는 지난 18일부터 22일까지 담양 세계대나무박람회에 참석한 후, 24일 오후 인터뷰를 마쳤고, 25일 오전 11시 인천공항을 통해 남인도 오로빌로 떠났다. 이날 통역에는 한 때 인도 오로빌리안이었고, 독일 넬슨 만델라 고등학교를 거쳐 캐나다 벤쿠버 브리티시 콜로비아대학교 비지니스학과를 다니고 있는 김단비(22)씨가 통역을 맡았다. 


기사입력: 2015/09/27 [22:48]  최종편집: ⓒ 대자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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