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불 카자흐스탄 국경검문소 그래서 비쉬케크행 오전 11시 20분발 버스를 탔다. 1시경 키질아디르 버스 정류장에 한참 정거했다가 출발해서 키르기스탄과 카자흐스탄의 국경을 지나 잠불의 국경검문소에 오후 2시 10분경에 도착했다. 비쉬케크에서 탈라스 갈 때는 키르키스탄을 지나 카자흐스탄의 국경검문소에서 사복 입은 세관원이 차에 올라와 물건들을 둘러보기만 했었다.
그런데 오늘은 비자 검사를 하고 있다. 내 옆자리에 앉아 있는 키르기스탄 대학생도 카자흐스탄 비자는 없으나 나만 문제가 되어 나의 여권을 가지고 상부에 보고하러 군인들이 갔다 오더니 높은 사람이 온다고 했다. 사복 입은 새로운 사람 둘이 오더니 내 여권을 열심히 살펴 보았다. 또 얼마 후 영어 가능 통역관과 한국말 가능 통역관을 데리고 한사람이 왔다. 여행목적, 직업, 어느 곳을 갔는지와 내가 가지고 있는 키르기스탄 지도에 동그라미 표시나 밑줄 그어놓은 이유에 대해 세세히 질문을 하였다.
비쉬케크 교외 알라아차 공원이 연필로 동그라미가 그려져 있으니까 무슨 목적으로 갔냐고 묻길래 비쉬케크에 사는 한국인과 함께 눈 덮인 산 구경했다고 말했다. 심지어는 중국 카쉬카르에서 키르기스탄으로 넘어가는 Torugart Pass에 밑줄이 그어져 있으니 그은 목적이 뭐냐고 묻는다. 또한 오쉬에 동그라미가 있으니 여기 또한 목적을 묻는다. 그외에 여러가지 질문을 하고는 내 배낭에 들어 있는 물건들을 하나씩 다 꺼내어서 확인한다. 한글로 된 메모등이 나오면 한국말이 가능한 수행원에게 확인토록 한다. 걱정했던 것은 컴퓨터와 전화 연결용 커넥터 였는데 큰 무리 없이 통과되었다.
디지탈카메라에 들어 있는 사진을 확인했는데 오늘 아침에 비쉬케크나 이식쿨 호수에서 찍은 것은 다 지워 버렸고 사진기에 남겨둔 것은 오로지 탈라스에 와서 탈라스강 인근과 탈라스시 원경 및 탈라스에 있는 박물관 사진이 들어 있었는데 디지탈 카메라의 액정화면으로 일일이 확인을 하였다. 이들도 컴퓨터와 디지탈 카메라에 대해서는 알고 있는 것 같다.
조사는 끝나고 두번 다시 비자 없이 카자흐스탄에 오면 13일 동안 감금된다고 말한 것 같다. 그리고 다시 탈라스로 되돌아 가야 한다고 한다. 군인이 작성한 사건 경위에 대해 서명을 했다. 카자흐스탄을 통과하려면 통과비자를 받아서 오라고 한다. 처음 버스에 올라와 비자 검사 했던 군인은 미안했던지 탈라스에서 우즈베키스탄 가는 길(키질아디르에서 우즈베키스탄의 나만간)에 대해 가르쳐 주었으나 그길로 가는 버스가 있는지가 불확실하다. 키질아디르는 탈라스에서 잠불로 가는 도중 버스가 정차한 곳 이기 때문에 낮에 거기서 내려서 화장실에 갔다 온 정류장이다. 그러나 말이 잘 안 통하니 알아보기가 어렵다.
나에게 친절하게 대해 주었던 다른 병사 하나가 자기가 가지고 있는 500 tennge(약 3.5 달러)와 20 달러를 우정으로 바꾸자고 한다. 20달러 짜리는 호텔값 이라고 하고 5 달러면 어떻겠느냐고 하니 20 달러와 바꾸자고 한다. 하는 수 없이 20 달러와 바꾸었다. 군인들도 배고프기는 마찬가지 일 것이다.
이 군인은 영어 단어 몇 마디 씩 늘어 놓는다. 배고프냐고 하면서 10분 기다리라고 하더니 차이(이들은 마시는 차를 차이라고 부른다. 중국인 들과는 달리 설탕을 타서 먹는다)를 끓여 주고 쌀도 씻는다. 밥을 먹느냐고 하니까 자기들도 밥을 먹는다고 한다. 어디에 선가 쌀을 재배하든가 또는 수입을 하는가 보다. 식당에서 차이를 다 마시기도 전에 탈라스로 가는 버스가 당도하여 쌀밥을 먹어보지 못하고 버스에 올라야 했다. 이 군인들은 나에게 "Good Luck! " 이라는 작별인사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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