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 피고 지고 피고

2024. 8. 7. 14:33

 김홍섭

  

하늘까지 하얗게 연분홍으로 덮힌

꽃 천지 꽃 대궐

조용히 걷다가 달리다 달리다가

걷고 쉬고 꽃 천지 달려 간다

 

얼마만의 흥건한 축복인가

얼마만의 넘치는 봄의 물결인가

청춘의 질풍노도인가

 

하늘에도 땅에도 들에도 구석에도 사방에 꽃피고

낮은 골짜기 마다 물소리 높은 산정마다 함성소리

온 거리 휘돌아가는 아이들의 노래소리

 

봄비 봄비 생명의 봄비 내리고

꽃잎들 재우고 잎새들 다시 깨우는

 

무한히 나뉜 시간은 멈춰있다란 명제

 

오늘 꽃피고 무한히 나뉜 현존으로

나는 오늘 꽃지고 잎나고 열매 맺는 것

 

오늘 혼곤한 꽃들의 축배

봄바람에 흩날리는

저 순수의 춤판

그 깊은 잠들을 보는가

잡을 수 없는 순간을 보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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